광복절 개관 목표였으나 예산뿐 아니라 건축기간·내부 컨텐츠 마련 시일 걸려

3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로 1가에 위치한 일본 위안부 역사관이 개관이 연기된 가운데 '일본 위안부 역사관은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약속입니다'란 벽면의 문구가 이곳을 지나던 한 할아버지의 눈길을 끌고 있다. 권성준기자

대구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 오는 12월 문을 여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특히 이번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은 예산문제로 개관이 연기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민모임은 지난 2009년 12월부터 위안부 역사관 건립 논의에 들어갔다.

작고한 김순악 할머니가 유산으로 5천400만원을 기증하면서 시민모임은 역사관 건립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역사관은 일제강점기 과거 청산과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한 장소로 활용될 계획이다.

지난 2012년 7월 시민모임은 김 할머니의 기부금에 개인모금액 등을 모아 2억3천여만원으로 대구 중구 서문로 80번지에 105.6㎡ 규모의 2층 건물을 매입했다.

이후 위원회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역사관 건립에 공을 들였고 올해 광복절 개관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각 분야 전문가들은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시민모임은 옆 건물까지 매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시면적도 처음보다 2배이상 증가한 214.5㎡로 결정됐다.

광복절 개관이 무산되자 예산부족이 문제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시민모임은 예산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당초 모금액 목표와 사업비가 5억원이었지만 규모 확대와 함께 12억 5천만원으로 증가했다.

30일 현재 9억5천여만원이 모금됐으며 총 사업비에 3억원정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시민모임은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역사관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모금액 목표도 늘었지만 시민모임은 다양한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학생을 비롯한 일반 시민·중소기업 등 각계의 도움으로 1차 모금액 5억원은 넘어섰다.

여기에 한 대학교와 연계해 마련한 팔찌, 카드목걸이, 에코백 등 희움 상품 판매의 반응이 좋았으며 여러곳의 관심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와 함께 여성가족부가 2억원을 지원하고 역사관이 들어서는 중구도 구청 차원에서 리모델링 비용 등 일정 금액을 부담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결국 예산도 예산이지만 일정상 건축기간과 내부 컨텐츠를 마련하는데 다소 시일이 걸려 물리적으로 광복절 개관은 힘들게 된 것이다.

시민모임은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의 날에 맞춰 반드시 개관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시민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12월에는 반드시 개관하겠다는 것이다.

시민모임은 100% 완성해서 개관하기 보다는 부족한 것은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다음에 채우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다소 부족한 사업비 모금을 위해 시민모임은 다음달 13일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한무용 공연과 같은달 14일 대구시민 걷기 대회 및 역사관 알리기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권희 조직국장은 "역사관 개관이 다소 미뤄지는 감이 있지만 많은 분들의 관심속에 진행되고 있다"며 "보여지는 것보다는 보다 알찬 내용을 담기 위해 시일이 걸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은 만큼 12월 10일은 반드시 문을 열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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