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사명은 진실보도, 이웃나라와 갈등 조장하는 산케이는 언론의 본질 지켜야

박지학 청송여고 교장

일본 산케이신문이 게재한 기사에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편협한 일본식 사고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게재한 기사만 돌아봐도 부끄러울 정도다. 박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이 대표적이다. 지난 2월 기사에서 '고자질 외교'라고 폄하하면서 "고자질 외교는 민족적 습성 탓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차마 쓸 수 없는 이웃민족을 비하하는 내용이다.

또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문제가 세계적인 이목이 모이고 사실임을 인정하자 궁지에 몰린 일본은 한국을 '성착취대국'·'매춘수출국'이라고 공격했다. 일제 침략전쟁의 피해를 당한 수 많은 아시아 여성의 아픔을 보듬지는 못할망정 되레 상대민족을 '매춘'으로 덮어씌우려 하니 이런 막가파가 세계 어디에 또 있겠는가.

한민족과 한국기업은 물론 대통령까지도 온갖 험담을 동원해 깎아내린다. 산케이 신문은 지난 3일 "박근 혜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 누구를 만나고 있었나?"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 박 대통령이 모처에서 과거 보좌관인 정윤회씨를 만났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전형적인 극우신문 산케이신문이 막된 막말기사를 쓰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웃나라의 대통령까지 막말로 다루는 것은 도를 지나친 태도다.

한국 헌법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격을 모독하는 자유까지 허용하지는 않는다.

산케이신문에 묻는다. 산케이는 참다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는가. 언론은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 보편타당한 양심을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 잣대를 내팽게친 채 사실과 전혀 다른 왜곡된 내용을 사실인양 보도해서는 정상적인 언론이라고 할 수 있겠나. 그런 신문이라면 휴지통에 버려야 할 휴지와 무엇이 다른가. 사사건건 그런식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상대방을 폄하하는 것이 일본인의 판단기준인가 묻고 싶다.

한편 일본의 유력일간지 아사히신문은 13일 "전후 69년 역사를 잊지 않을 후대의 책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2차 대전 때 일본군이 아시아 여러 나라로 전쟁의 재앙을 확산하고 시민이 전쟁에 말려들게 한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일본이 과거 주변국을 침략해 피해를 준 사실을 언급하라고 아베신조 일본 총리에게 촉구했다.

이 신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뜻을 국내·외에 밝히는 것이 후대의 책무라고 규정하고 주장한다.

이 신문이야 말로 '신문의 정도'를 가는 것이 아닌가? "표면적인 나라의 위신을 신경 쓰며 과거를 얼버무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과거에서 교훈을 올바르게 끌어내야만 자랑스러운 나라"라고 아사히신문은 썼다. 옳은 말이다. 산케이신문은 아사히신문의 사설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한·일 사이에는 높은 벽이 가로놓여 있다. 아베신조정부 출범이후 그 벽은 더욱 더 높아졌다. 한·일 두 나라 국민은 그 벽을 허물고 협력해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산케이는 그런 희망에 재를 뿌리고 있다.

산케이는 언론의 사명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사실을 왜곡해 이웃나라 국민을 비하하고 갈등을 조장해서야 올바른 언론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산케이는 언론의 본령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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