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동 상주경찰서 경무계

이른 아침 창밖 먼 산에 걸쳐있는 안개를 보고 있으면 나를 신선으로 만들고, 아침 햇살을 받으며 강물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나를 몽환적인 세상으로 이끌고 간다. 하지만 운전하는 사람에게 안개는 이처럼 반가운 존재만은 아니다. 안개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일교차에 의해 응결되는 현상이다 보니 지금처럼 가을로 접어드는 새벽에 자주 접하게 된다. 교통사고를 자주 접하는 경찰관인 나는 안개의 위험성을 알지 못하고 운행하는 차량을 볼 때마다 걱정스럽다.

안개를 볼 때면 수년전 파출소 근무 때 심하게 안개 낀 출근시간에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100여 미터 전방에 싸이렌과 경광등을 켠 채 순찰차를 세워두고 사고처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앞차의 사고를 알지 못하고 쏜살 같이 달려오는 차량 때문에 가드레인 너머로 피신 한일이 생각난다.

모든 교통사고는 내가 조심하면 절반은 줄일 수 있지만, 나머지 절반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생한다.

따라서, 방어운전도 필요하다. 요즘처럼 안개와 폭우가 많은 날에는 전조등과 비상등이 나를 지켜주는 생명등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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