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등으로 경기 침체에 날씨까지 겹쳐…작년 보다 매출 30% 뚝
"사려는 사람보다 구경하는 사람이 더 많은데다 날씨까지 이 모양인데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3일 오전 11시께 포항 죽도시장은 아침부터 내린 비로 공영주차장 역시 크게 붐비지 않았다.
장바구니를 들고 제수용품을 사러온 몇몇 사람들도 눈에 띄었지만 대부분 가격만 물어본 채 지갑을 열지 않고 발걸음을 돌렸다.
그나마 사정이 나을 것으로 판단됐던 어시장조차 발디딜틈 없었던 지난해 추석과 달리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등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제수용품의 양을 줄여 딱 먹을 만큼만 사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지역들이 자체 시장을 이용하도록 분위기를 전환, 과거 명절 장을 보러 왔던 대구 등 외지 손님이 확연히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자미 등 건어물을 판매하는 김모(54·여)씨는 "지난해 추석보다 30% 가량 매출이 줄었다"면서 "추석 앞둔 이 시점이면 정말 손님이 바글바글해야 하는 데 영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정은 다른 상점도 마찬가지였다.
배나 사과 등 과일을 대량 들여놓은 과일 상점도 생각과 다르게 주문하는 손님이 적어 어려움을 호소했다.
과일 상점을 운영 중인 박모(50)씨는 "올 추석도 그다지 재미를 못 볼 것 같아 배나 사과 등을 도매상에 적게 주문한 상황"이라며 "작년에 과일 20박스를 주문했다면 올해는 3박스나 줄였다"고 토로했다.
내심 명절을 기다리던 전집과 떡집 등도 예전 같지 않은 명절 대목을 낯설어하는 분위기였다.
가끔 1~2건의 예약 주문만 있을 뿐 주로 제사상에 올릴 것만 소량으로 사는 손님이 많다보니 그마저도 판매량이 신통치 않았다.
명절 특수를 노린 전집은 평소보다 조금 매출이 늘어났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한 목소리로 추석 전 3일 동안에 손님이 집중적으로 시장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를 놓지 않았다.
전집을 운영하는 이모(45·여)씨는 "지난해 이맘때면 예약만 60여 건이 넘었지만 아직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도 "아직 연휴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포기하기 이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