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발 밤엔 ‘슈퍼문’…유명 관광지·귀갓길 차량 정체도

어린 농부추석인 8일 오전 서울 중구 퇴계로길 남산골 한옥마을을 찾은 어린이들이 탈곡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

민족 대명절 팔월 한가위인 8일 집집마다 이른 아침에 차례를 올리고 성묘에 나섰고, 가족단위로 나들이에 나서거나 귀갓길에 오르면서 전국 곳곳이 북적였다.

실향민들이 모인 임진각 망배단과 수해를 입은 부산 지역에서도 차례를 지내며 아픔을 달랬다.

◇합동 차례 지내며 차분한 명절

지난달 25일 폭우피해를 본 부산지역 수재민들은 이날 기장군 국민체육센터 강당에서 합동차례를 올렸다.

수해복구가 늦어져 귀가하지 못한 30여명은 차례상에 술을 올리고 절을 하며 음덕을 기렸다.

차례가 끝난 뒤에는 서로를 안아주고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명절을 맞아 이들을 방문한 친지들도 복구에 일손을 보탰다.

주방용품과 가재도구를 마당에 널어놓고 새로 닦아내고, 침수로 얼룩덜룩해진 벽지를 긁어내 도배를 준비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였다.

손자·손녀의 재롱에 모처럼 수재민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났다.

박모(69) 할머니는 "침수 피해 이후 아들네에 가 있다가 명절을 맞아 집에 잠시 왔다"면서 "닦고 쓸고, 아직 복구작업을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빨리 복구가 이뤄져 주민들이 낙담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실향민들이 모여 합동 차례를 지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실향민 500여명은 망배단에 헌화하며 북녘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임진강변 철책 인근에서도 실향민 가족들이 차례상을 놓고 북쪽을 향해 절을 올렸다.

이른 아침부터 가족과 함께 임진각을 찾은 고주락(87) 씨는 "그 유명한 '삼수갑산'이라는 말에 나오는 함경남도 갑산군이 고향이다"며 "매년 고향 대신 임진각을 찾아 조상님께 절을 올리고 있다"고 눈물을 훔쳤다.

류길재 장관은 합동망향제 축사에서 "남북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묘·나들이로 북적…오늘 밤엔 '슈퍼문'

서울 시내 고궁과 놀이공원에는 추석 아침 차례를 지내고 난 후 연휴를 즐기는 시민들이 몰렸다.

덕수궁에는 오후 2시 현재 4천500여명의 시민이 찾아 궁궐과 전각을 둘러보며 명절 기분을 냈다.

전통 농기구로 할 수 있는 세시·농경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한국민속촌에는 약 8천여명이 다녀갔다.

경남 의령군 농경문화테마파크에서는 귀성객 등 관중들의 환호 속에 추석맞이 민속소싸움대회가 열렸다.

국립대전현충원에는 2만명 넘는 추모객이 묘소를 찾아 예를 올렸다.

이처럼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낮 한때 인근 교통이 정체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도 섬에서 성묘를 마치고 육지로 돌아가는 인파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유명 관광지는 추석 연휴와 함께 가을 정취를 느끼려는 행락객으로 붐볐다.

국립공원 설악산에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7천여명이 가을 산행에 나섰다.

또 속리산 국립공원과 월악산 국립공원에도 7천여명의 등산객들이 찾아 초가을의 정취를 즐겼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추석 보름달은 올해 보름달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슈퍼문'이다.

경기도 고양시는 이날 오후 10시까지 행주산성 정상 전망대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제주에서는 이날 저녁부터 별빛누리공원과 서귀포시 고근산에서 보름달을 관찰하는 행사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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