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30년 파킨슨병 수발 70대, 아내 살해 후 자살시도

고령화와 함께 치매와 파킨슨 병 등 장기요양 환자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은 장기요양 환자나 보호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최근 대구에서는 30년간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아내를 돌보다 끝내 숨지게 만든 사건이 발생,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23일 대구수성경찰서는 자신의 집에서 아내를 숨지게 한 남편 A씨(72)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낮 12시15분께 A씨의 주택 안방에서 A씨는 머리에 상처를 입었으며 부인(70)은 숨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동반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수사해 왔지만 치료중인 A씨가 아들에게 부인을 숨지게 한 사실을 털어놔 진실이 밝혀졌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금호강에 70대 부부가 탄 승용차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 B씨(70·여)가 숨졌다.

B씨는 5년 전부터 치매를 앓아왔고 남편(75)도 암에 걸리는 등 남편이 동반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기요양 환자가 꾸준히 증가, 이 같은 안타까운 문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지역 치매 환자는 이번달 현재 2만5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대구·경북 건강보험 장기요양 보험 수급자는 올해 8월 현재 대구는 1만7천668명, 경북은 2만9천970명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올해 7월부터 등급이 5등급 치매 특별등급까지 확대되면서 지난해 말보다 보험 혜택을 받는 인원이 4천여명 증가해 보호자들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대구시는 경증치매 노인지원시설과 8개 구·군에도 치매 관련 시설을 설치 운영 중이다.

이처럼 지원책이 확대되고 있지만 본인이나 가족이 직접 각종 혜택을 찾아서 신청해야 하는 만큼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해 소외된 노인의 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행정력만 급증 추세에 있는 장기요양 환자를 관리하기에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노인시설 관계자는 "장기요양 환자에 대한 돌봄 복지 수준이 높아졌지만 모두가 혜택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족과 배우자 등이 주변에 알리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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