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엔 총회를 통하여 북한인권 문제로 인해 남북관계가 경색이 우려된 상황에서 이번 북한 정권 실세의 서울 방문은 적잖게 희망적인 소식이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파격적 행보에 우리정부의 능숙한 외교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 정권 실세의 방남은 박근혜 대통령이 9월 24일 제69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 촉구와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줄 것 요청하면서 북한이 강하게 남한을 비난한 직후여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월 28일 박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관 관련 "박근혜 패당은 정면 대결을 선포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하였다.

박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에서 대통령이 직접 북한 인권 문제를 전면에 제기하고, 외교장관이 북한 인권 관련 남북대화를 제의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상황의 진척에 따라 최근의 북한 인권 관련 논란이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의 정권 승계 이후 북한 내 생활안정과 주민통합에 집중하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한편 대외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북한 대표로 온 인민군 총정치국장 황병서와 최룡해의 경우도 정치적으로 상당히 무게감이 있는 북한정권의 실세들이다. 북한 권력의 2인자로 평가받는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남한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함께 온 최룡해 노동당 비서 역시 올해 4월까지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지냈고, 김양건 북한 대남비서는 대남통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한 것은 작지만 의미 있는 출발로 삼아야한다.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문에 대해 "북한 나름대로 남북관계를 푸는 방식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 남북의 자세가 중요하다. 함께 풀어갈 의지가 있다면 오래 걸리지 않아도 남북이 진전된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한반도 평화와 그리고 북한 동포의 식량난과 인권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이를 해결할 실효성 있는 해결 방안이 마땅치 않다. 북과 협상을 통해 점진적인 해법만이 최선이라는 예기이다. 북한에 대하여 유화적인 정책을 펴는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물론 정부의 대북 정책 관계자들은 이번 북한 정권 실세들의 방한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가 개선국면으로 전환할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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