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불신으로 음용률 낮아, 맑고 깨끗한 취수원 보전위해, 시민이 적극적 감시·정책 참여를

강병재 K-water 구미권관리단장

우리나라도 산업화에 주력하던 80년대까지는 물인프라 구축을 통해 풍부한 물을 공급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90년대 이후에는 페놀사고 등 몇 차례의 수질사고를 겪으면서 안전하고 깨끗한 물에 대한 욕구가 급속하게 증대됐다.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풍부한 물, 깨끗한 물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인체에 이로운 미네랄이 균형있게 포함된 건강한 물에 대한 욕구가 커져 가고 있다.

K-water는 최근의 이러한 페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해 칼슘, 칼륨, 철, 나트륨, 마그네슘 등 각종 미네랄이 균형있게 들어간 건강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K-water 구미권관리단도 일반정수처리는 물론이고 불쾌한 맛·냄새까지도 처리할 수 있는 고도정수처리를 통해 국민들이 만족할만한 건강한 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공급과정에서는 ICT기술(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감시제어시스템을 구축하고 완벽한 수량 및 수질관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건강한 물을 최종 소비자가 마시기까지에는 수돗물 공급자만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수돗물이 공급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게 되는 많은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먼저, 건강한 수돗물 생산의 원천이 되는 취수원을 맑고 깨끗하게 보전하는데 전국민이 앞장서야 하겠다. 취수원이 오염이 심할수록 좋은 물을 생산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커져 수돗물 음용률이 낮아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다음으로 공급과정에서 노후수도관의 부식이나 대규모 아파트의 부적절한 저수조 관리로 인해 수돗물의 품질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사용자인 시민이 적극적인 감시와 정책에 참여해야 하겠다. 현재 30년 이상 노후관은 특광역시는 9.9%, 군지역은 14%까지 이르고 있지만 중앙 및 지방정부의 재정지원이 미흡하고 깨끗하고 건강한 물 공급을 위한 수돗물 유통(공급)체계는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겠다.

또 수도시설물 주변이나 수도부지내에 지장물을 적치하거나 무단경작 사고에 대비한 예방차원의 점검이나 사고발생시 시설물을 복구하는데 장애를 초래해서는 안되겠다. 수도부지내에 곤포 사일리지(사료용 볏짚 뭉치) 등과 같은 중량물의 적치나 무분별한 농작물의 경작은 땅속의 수도관을 변형시켜는 원인이 되거나 예기치 않은 수도관 파열시 신속한 복구를 방해함으로써 안정적인 용수공급에 지장을 초래한다.

그리고 수돗물을 공급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 수도사업 관계자 및 학계 전문가는 물론이고 소비자의 Needs를 상시적으로 파악해 반영할 수 있도록 시민대표자까지 포함하는 네트워크를 구성 운영해 소비자 욕구를 그때 그때 반영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1908년 서울 뚝도 정수장이 들어선 이래 상수도의 전국적인 보급으로 평균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이제는 의료기술까지 더해져 100세를 내다 보고 있다. 건강한 물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들이 관심을 갖고 노력함으로써 모두가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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