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피로회복제 같은 ‘신토불이’ 가수…10일~12일 문경시민운동장 특설무대

가수 배일호

"농민이 있는 곳이면 언제든지 노래로 위로하고 함께 하겠습니다."

'신토불이' 가수 배일호씨가 '2014 경북도 민속주&막걸리 페스티벌'을 찾는다.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올해 '경북도 민속주&막걸리 페스티벌'은 '전통놀이 체험마당'을 비롯해 '풍류 골든벨', '우리 술 품평회' '주막촌' 등 다양한 체험 전시 행사가 마련된다.

첫날(10일) 오후 8시 개막축하 무대에 오를 가수 배일호씨는 "막걸리에 특별한 추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배 씨가 초등학교 3학년 가을 즈음, 술과 도박을 즐기던 배씨의 아버지는 돈도 주지 않고 막걸리를 사오라는 술심부름을 보냈다. 한 두번 있었던 술심부름이 아닌지라 막걸리 주점으로 향했지만, 이미 많은 외상값에 주점 주인은 술을 내어주지 않았다.

어떨 수 없이 우두커니 주점만 바라보고 있던 어린 배씨에게 주점 주인은 하는 수 없다는 듯 "다시는 오지 말라"는 말과 함께 막걸리 반 대를 줬다.

배씨는 "아버지의 불호령이 무서워 주점 앞에 서 있을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 가관도 아니었을 것"이라며 "씻지도 않은 사내아이가 때 국물 꼬질꼬질한 땀을 흘리며 서있으니 주점 주인도 안스러워 술을 내어 줬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집으로 향하는 길, 밥도 못 먹고 한나절을 막걸리만 기다리느라 목이 말랐던 어린 배씨는 한 모금 두 모금 막걸리를 홀짝였다. 찌그러진 주전자는 바닥을 드러내고, 술에 취해 산그늘에 앉아 늘어지게 낮잠을 자버렸다.

배 씨는 "일터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아들을 찾아 헤매고, 아버지는 화가 나서 난리가 난적이 있었다"며 "그렇게 술을 배웠고, 나에게 막걸리는 추억이자 특별한 무엇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농번기 열심히 일하고 먹는 막걸리야 말로 기가 막힌다. 도시 사람들이 먹는 막걸리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막걸리 애찬론을 펼쳤다.

햇볕강한 논밭에서 밀짚모자 쓰고 일하다 참으로 마시는 막걸리 한 대접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참 맛이 있다는 것.

배씨는 "조금 더 나이가 들면 고향에 내려가 농사를 짓는 게 꿈"이라며 "땅 한 평 없이 너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내 땅에서 농사짓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고 부를 노래는 역시 '신토불이'다.

우리 농민의 땀과 노력으로 자란 우리 농산물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다.

배 씨는 "농사를 지어봐서 안다. 노력한 만큼 수확의 기쁨이 있는 땅이 좋다. 뿌린대로 거둘 수 있는 우리 농산물은 정직하다"며 신토불이를 외쳤다.

물론 최근 발표한 스물 한번째 앨범의 타이틀 신곡 '늦기전에'도 노래한다. '늦기전에'는 배일호가 직접 가사를 쓰고, 작곡가 이재인이 곡을 붙였다.

'늦기 전에 더 늦기 전에/ 내 생애 단 한번만이라도/ 내 영혼을 불태울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

이번 노래는 기존 배일호 음악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다. 완전히 새로운 창법에 아름다운 선율과 안정되고 세련된 느낌이 정겹게 와닿는다.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하는 사랑의 열정도 색다른 변신을 실감나게 한다.

타이틀 곡 외에도 그동안의 수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은 히트 애창곡 '오뚝이 인생' '폼 나게 살거야'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벌써 스물 한번째 앨범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뿌듯하다"는 배씨는 "고생을 많이 해봐서 인생의 쓴맛과 막걸리의 단맛을 안다. 지금은 황홀한 맛을 느끼며 매일매일 행복하다"며 "'2014 경북도 민속주&막걸리 페스티벌'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황홀하고 행복한 맛을 전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