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 2천410억 들인 댐 누수 원인 파악 못하고 안전 주장…인근주민 대책위 구성 등 단체행동 돌입 예고

지난 2002년 총사업비 2천410억원을 투입해 착공한 다목적댐인 청송 성덕댐이 완공을 앞두고 벽면 곳곳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누수가 발생해 안덕면 성재리(사진 오른쪽) 등 인근 주민들이 극심한 불안에 떨고 있다.

청송 성덕댐을 완벽시공으로 청송의 자랑거리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던 한국수자원공사가 완공을 앞두고 물이 새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성덕댐건설단에서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해당 지역 주민들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불신만 더 가중 시키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성덕댐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는 청송군 안덕면 성재리를 취재진이 방문한 22일.

70여가구 150여명의 주민들은 사과따기와 벼베기 등 가을걷이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손놀림에 분주해 있었다.

마을 입구에서 만나 주민 이모(여·65)씨는 "여기서 1㎞로 가량만 가면 성덕댐 수문인데 담수 후 댐이 터지기라도 한다면 아마 마을 전체가 물바다가 될 것"이라며 "도지사도 방문하고 기자들이 자꾸 찾아오면서 언론에서 성덕댐의 안전성과 누수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면서 댐이 잘못되지 않을까 불안해 일손이 잘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조제철(84)씨는 "평생을 이 마을에서 태어나 살고 있지만 이렇게 마을 주민 전체가 불안해 하기는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며 "댐 추진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준공을 앞둔 댐에서 물이 새는 것에 대해 성덕댐건설단에서는 안전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주민들은 거의 없는 만큼 신뢰성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들판으로 가던 길을 멈추고 걱정했다.

이처럼 성덕댐의 결함이 발견된지 1달여 가량이 다돼 가지만 한국수지원공사가 해당지역 주민들에게는 명확한 설명이나 향후 대책 등을 내놓지 않고, 청송군도 이 문제에 대해 소극적 자세여서 주민들 스스로 뭉쳐 대책 마련을 위해 나서고 있다.

임시 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해 나서고 있는 김정학(63) 성덕영농법인 대표는 "해당 지역수자원공사도 청송군도 이번 사태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기 보다는 그냥 대충 덮고 넘어 가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민들이 직접 대책위를 꾸려 댐 안전성과 대책 마련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23일 안덕면발전협의회와 이장협의회, 농업인단체 등 16개 단체장들이 대책 회의를 열어 사과 수확이 끝나는 11월 말까지 주민들이 납득 할 수 있는 대책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현수막 내 걸고 집회 등 대책협의회를 구성해 강력히 대응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2년부터 총사업비 2천410억원을 투입해 착공한 다목적댐인 청송 성덕댐은 높이 58.5m, 길이 274m의 콘크리트댐으로 저수용량은 총 2만7천900만㎥이며, 지난해 12월 시험 담수 후 지금까지 13개소에서 물비침과 누수 현상이 확인 발견돼 내년 3월까지 전문기관을 통한 안전점검 후 보수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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