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이는지
모른 채
왜 모여야 하는지
깨닫지 못한 채
볕 좋은 공원 벤치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비둘기에게 모이 던지는
노인들
누구도
말하지 않는
속 갚은 이야기
그저 눈빛으로 말하는
외로움
<감상> 하릴없이 공원에서 종일 시간을 보내는 노인을 만난 적 있다. 나이 먹으면 직장에서 물러나야 하고, 세상의 이런저런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살아가는 노인들의 삶은 그야말로 쓸쓸해서 안쓰럽다. 누군가와 말하고 싶지만 말 거는 이도 없다.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는 풍경이 참 쓸쓸하다. 그 모이를 주는 노인도 사실 그리 많지 않지만 말이다. (시인 하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