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권력자의 권위를 상징하는 화려한 유물들이 많이 있다. 머리에 쓰는 관모와 허리에 둘렀던 띠와 그들이 생전에 휘둘렀을 큰 검(劍)이 대표적이다. 손잡이 끝에 둥근 고리를 만들어 붙인 고리자루큰칼, 일명 환두대도(環頭大刀)는 그들의 권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위세품(威勢品)이다. 대도에는 칼을 찼던 사람의 권위와 지휘권을 드러내는 금이나 금동, 은으로 만든 화려한 금속 장식이 있어서 '장식대도(裝飾大刀)'라고도 부른다.

대표적인 예는 경주 황남동 황남대총 남쪽고분에서 나온 세고리자루큰칼이다. 3개의 고리모양이 손잡이 위에 붙어 있어서 이름이 이렇게 붙여졌다. 이 대도는 '모자대도(母子大刀)라고도 부르는데, 큰대도에 작은대도가 하나 더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 큰칼은 손잡이는 물론 칼집 등 외관으로 드러난 부분에는 모두 금이나 금동으로 화려하게 만들었다. 신라 고리자루큰칼의 절정을 보여주는 걸작이다.

둥근고리큰칼은 중국 한나라에서 사용되던 것이 서기 전후에 한반도에 전해진 이후 원삼국시대부터 널리 퍼졌다. 고리자루의 형태는 그냥 둥근고리 형태만 갖춘 민고리자루큰칼과 고리 안쪽에 세 갈래 나뭇잎 모양이 있는 세입고리자루큰칼, 공주무령왕릉에서 나온 용과 봉황을 함께 아로새긴 용봉무늬고리자루큰칼 등이 있다.

고리모양이 아닌 특이한 형태의 큰칼손잡이 장식이 있다. 규두대도(圭頭大刀)라는 것인데 윗쪽이 둥글게 튀어나왔고 밑쪽이 각진 모양의 칼손잡이다. 규(圭)는 중국 주나라 천자(天子)가 제후에게 준 위가 둥글고 밑이 사각인 구슬을 뜻한다. 이 규두대도는 국내에서 발굴된 예가 몇 되지 않는다. 1997년과 1998년 잇따라 전남 나주군 복암리에서 두 개가 나왔고, 그 다음해에 경남 창녕군 계성면 명리에서 1개가 출토됐다. 이 규두대도는 일본 사이타마현(埼玉縣·기옥현) 고분에서도 출토됐다.

의성군이 금성면 대리리의 금성산고분에서 은으로 만든 규두대도가 나왔다고 29일 발표했다. 경북북부지역에서 처음으로 금동제 관모 등 1천여점의 유물과 함께 나온 규두대도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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