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簞食 一瓢飮 (일단사 일표음) 한 소쿠리의 밥과 한 표주박의 물만으로도 즐겁게 지내나니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공자가 안회를 칭찬한 말씀인데, 논어가 지향하는 도덕적으로 훌륭히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대표적인 구절이다. 당시 중국의 거리는 상당히 깨끗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더구나 가난한 동네인 누항은 더욱 그러했다고 생각된다.

가난했던 안회는 빈민촌에서 살았다. 빈민촌에서의 삶은 어렵고 고달프다. 그리고 많이 불편하다. 그래서 이 가난한 거리의 사람들은 거의 걱정 속에 살아간다. 매일 먹을 것과 입을 것과 약값, 연료비, 양육비 등등 어려움 삶을 살아가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가난한 동네에 살면서도 안회는 전혀 근심이 없었다.

일부러 가난할 필요는 전혀 없지만, 이왕 가난하다면 그 또한 천명으로 알고 마음 편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식사는 대광주리에 담긴 밥 한 뭉치와 물뿐이다. 그래도 그의 마음은 도덕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넓고도 넓어 저 푸른 하늘처럼 평온하고 음식에 구애되지 않는다. 그래도 공자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나 좋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고 뛰어난 제자들과 교유하며 지적이고 도의적인 우정을 나눌 수 있지 않은가! 가난함은 그 생활이 불편한 것이지 괴로운 것이 아니다. 하늘과 땅과 나란히 하는 넓은 마음은 언제나 여유롭고 평안하며 자유롭다. 여기서 그의 행복이 나온다. 물질과 명예는 그의 평안한 마음을 흔들 수 없다. 안회의 이 평화로운 모습을 안빈낙도(安貧樂道)라 하는데 유교 공부의 진정한 효과로서 찬양된다. <옹야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어질구나, 안회여!

賢哉回也(현재회야)

二. 한 대광주리의 밥과 한 표주박의 물로 누추한 골목에 살면서

一簞食 一瓢飮 在陋巷(일단사 일표음 재루항)

三. 사람들은 그 근심을 이기지 못하는데

人不堪其憂(인불감기우)

四. 안회는 그 즐거움을 바꾸려 하지 않으니!

回也不改其樂(회야불개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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