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또하나의 희망 새누리당 환골탈태 않으면 세월호처럼 서서히 침몰

김기포 기계중앙교회 목사

역시 새누리당의 기득권은 벽이 높았다. 반면 김문수표 혁신안은 퇴짜를 맞았다. 아직도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면서 실망스럽다. 이번 여당의원들의 미온적인 정치혁신을 보면서 역시 우리시대의 정치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혁신안이라는 것은 묵은 것을 완전히 고쳐 바꾸려는 새로운 안(案)을 말한다. 그것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길이고 또한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지금까지 한국정치는 국민들에게 불신과 실망을 넘어 절망을 안겨주었다. 새누리당이 모처럼 변화의 물결 앞에 참신한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였는데 기득권 세력 앞에 혁신안이 KO패 당했다.

김문수 혁신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1차 혁신안을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혁신안에는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신선한 것들이 많다. 어떻게 보면 혁신안은 새롭다기 보다는 지금까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것이었다. 그 내용을 보면 '내년 국회의원 세비 동결', 그리고 '국회 회의에 불출석하면 세비삭감'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체포동의요구서 72시간 후 자연 가결 및 체포동의안 기명투표 전환' '중앙선관위 산하에 선거구획정위원회 설치' 등 기존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김문수 위원장의 설명이 끝나고, 이완구 원내대표가 공개 토론을 제안했지만 의원들은 비공개를 요구했다. 왜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했을까? 그것은 국회의원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꼼수였다. 의원들은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하면서 혁신안에 대해서 반대를 위한 불만들을 쏟아냈던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민들의 저항과 불신을 두려워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자기 살을 오려 내는 아픔을 감당하지 않으면 공무원 연금 개혁을 아무리 부르짖어도 그 진정성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지금 국민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에 대한 총체적인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야당이 자기 살을 오려내는 개혁에 착수한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조금이라도 혁신을 미룰 경우 곧바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새누리당의 혁신안이 개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도부 전체가 개혁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만약 국민을 대상으로 적당히 보여 주기식 쇼를 하다가는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보수 정당의 가장 큰 약점은 변화를 거부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단단한 부패의 껍질이다. 현실정치에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부패의 사슬을 끊지 않으면 새누리당은 세월호처럼 침몰할 것이다. 국민들은 눈치가 빠르다. 정치는 생물이기에 그 생물이 부패하면 국민들은 언제든지 갈아 치운다는 것을 정치권은 기억해야 한다. 정치권이 아직도 과거에 붙잡혀 잘못된 타성에 안주하고 현실에 적당히 타협하고 있다. 여당의원들이 계속 혁신을 거부하고 오만으로 비칠 때, 민심의 바다는 소용돌이 칠 것이다. 혁신은 국민들의 명령이다. 혁신은 또 하나의 희망이다. 새누리당의 기득권 사수냐 혁신이냐 그 갈림길의 운명은 여당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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