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申夭夭 신신요요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공자의 평소 모습을 잘 나타낸 제자들의 글이다.

"선생님은 평소 거처하실 때, 얼굴빛이 활짝 펴 계셨고 꽃 핀 듯 아름다우셨다."

공자는 인仁에 머물렀고 의義를 행하였으며 지知를 갖추었던 분이다. 인은 사람이 머무르는 집이며 의는 사람이 가야 할 길이라 했다. 집이란 곳은 편안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안식과 평화를 준다. 편안히 쉬며 평화를 즐기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 공자는 늘 인, 곧 든든히 집안에 편안히 자리하였으므로 그 모습이 지극히 평온하였기에, 제자들이 언제나 얼굴을 펴 계셨고 꽃이 아름답게 핀 것처럼 환하셨다고 상기한 것이다.

인자仁者는 근심이 없고 지자智者는 의혹이 없다고 했다. 의혹이 없으므로 정의의 길을 자신 있게 나가고 근심이 없으므로 마음은 물론 얼굴까지 편안하다. 언제나 아래를 향하여 슬기롭게 내려가므로 지자는 물과 같다 하고 언제나 변덕 없고 태연히 평화로우므로 인자는 산과 같다 한다. 자칫 정황만을 놓고, 공자는 천하를 근심하고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음을 한탄하여 근심이 가득한 얼굴로 초췌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이 글을 통해 볼 때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체의 고통이 사라져서 고요히 즐거움만 가득한 상태를 인도나 불교철학에서는 열반이라고 한다. 공자도 석가와 같이 우주의 도인 깨달음을 성취하여 열반의 즐거움을 누렸던 것은 아닐까? <술이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공자께서 한가히 계실 때

子之燕居

자지연거

二. 나래를 편 듯 편안하고

申申如也

신신여야

三. 꽃이 핀 듯 아름다우셨다.

夭夭如也

요요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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