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德不踰閑 (대덕불유한) 큰 덕을 지키면 작은 덕은 드나들어도 괜찮다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큰 덕(대덕)이 문지방을 넘지 않으면 작은 덕(소덕)은 어느 정도 드나들어도 괜찮다!" 참 시원하고 좋은 말씀이다. 자하는 공자로부터 문학文學에 능하다는 칭찬을 받았지만, 공자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많고 스스로 한 말도 많아, 공자의 진수를 이해한 것 같고 여러 분야에 두루두루 능통한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상을 살아감에는 지킬 것이 많다. 수신에 있어서도 그렇고 사회관계에서도 그렇다. 도를 배우는 사람은 특히 지킬 것이 많아 몸가짐을 조심하여야 한다. 정신도 또렷하고 매사에 철두철미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몸가짐을 법도대로 철저히 잘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상당히 어려울 일일 뿐 아니라, 자신이나 그와 대하는 상대에게 다소간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모든 것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대덕이 어떤 규범을 넘지 않으면 소덕은 넘나들어도 괜찮을 것"이란 자하의 말은 매우 고맙다. 인仁과 의義라는 대덕에 손상이 없다면, 소덕에 해당하는 잔잔한 예법이나 생활규칙을 조금씩 못 지키더라도 큰 잘못은 아니라는 취지다. 큰 틀에서 지장이 없으면 작은 사항에서는 과감히 양보하는 것이 협상에 유리할 수 있듯이, 이 몸을 경영하는 데도 마음가짐을 크게 하고 큰 안목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며, 작은 규칙인 소덕을 지키는 데는 다소의 융통성을 두자는 말이다. 그러므로 남을 나무랄 때도 소덕보다는 대덕의 차원에서 점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자장편>

子夏曰 자하가 말하길

一. 큰 덕이 문지방을 넘지 않으면

大德不踰閑 (대덕불유한)

二. 작은 덕은 드나들어도 괜찮다.

小德出入可也 (소덕출입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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