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래된 역 대합실에 피로에 지친 듯 한 노인이 앉아있었다. 옷과 신발이 먼지투성이로 먼 길을 걸어온 듯 했다. 기차가 도착할 쯤 뚱뚱한 여인이 큰 가방을 들고 개찰구 쪽으로 가면서 노인을 향해 "가방 좀 들어주면 팁은 톡톡히 드리겠다."고 했다. 가방을 받아 든 노인은 여인과 함께 기차에 올라탔다. 여인은 노인에게 감사하다면서 1달러를 건넸다. 그 때 차장이 노인 앞으로 와서 정중히 말했다.

"록펠러회장님 저의 기차를 타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와드릴 것이 없겠습니까?" "록펠러회장님이라니, 그 유명한 석유회사 회장님이란 말인가!" 소스라치게 놀란 여인은 록펠러에게 죄송하게 됐다며 1달러를 돌려달라고 했다. "괜찮습니다. 이 1달러는 내가 노력해서 번 돈이니 소중하게 가지겠습니다." 록펠러는 1달러를 지갑 속에 소중히 넣었다. 록펠러의 겸손이 돋보이는 일화다.

일본 혼다그룹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의 창업 당시 일화다. 소이치로 사장은 자신이 일으킨 기업이 날로 커지자 어느 날 대리점 사장들을 불러 모아 식사대접을 했다. 화장실에 갔다 온 한 대리점 사장이 울상을 지었다. 소이치로 사장은 "어디 불편한데가 있습니까?"물었다. "방금 화장실에서 실수로 저 틀니를 변소에 빠뜨렸습니다." 참석한 대리점 사장들과 함께 화장실에 간 소이치로 사장은 옷을 홀랑 벗고 팬티만 걸친 채 변소 속으로 들어갔다. 그 당시는 수세식 변소가 아닌 재래식이었다. 소이치로 사장은 손으로 오물을 휘저으면서 틀니를 찾아내 주인에게 건넸다. 틀니 사장은 물론 그 광경을 지켜본 다른 대리점 사장들도 소이치로 사장의 헌신적인 기업가정신과 겸손에 감동했다. 혼다 그룹이 일본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오너의 겸손이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대한항공 조현아부사장의 '땅콩회항'의 슈퍼갑질 행패가 온 국민을 분노로 들끓게 했다. 일등석 견과류서비스를 문제 삼아 위력으로 비행기를 후진시켜 사무장을 뉴욕공항에서 내려놓게 한 조현아의 기고만장은 국제적 조소거리가 됐다. 기업 오너가의 겸손 교육 부재가 화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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