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無邪 (사무사) 시경의 노래 삼백 수는 생각에 삿됨이 없다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시경'은 주나라 초기와 춘추시대의 노래를 담은 시가집이다. 당시에 노래는 곧 시요 시는 곧 노래였다. 노래에는 기악과 춤이 따랐다. 이처럼 시와 노래와 음악과 무용은 한 세트였다. 이 노래책이 시경으로, 백성들의 민요, 귀족들의 노래, 나라에서 잔치나 제사나 손님접대에 부른 노래 등 3백여 수가 실려있는데, 이를 흔히 시삼백(詩三百)이라고 한다.

공자는 전국에 불려지는 노래 가운데 삼백여 수를 선정하여 시경을 편찬했다.

이 책에는 나라를 걱정하거나, 남녀 간에 그리워하거나, 삶의 고통을 호소하거나, 정부를 원망하거나 훌륭한 사람을 칭찬하거나, 옛 임금을 찬양하는 등 다양한 시들이 실려 있는데, 이 모두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생각에 삿됨이 없다"라고 공자는 평가하였다. 삿됨이 없다는 말은 곧 생각이 순수하다는 것이다. 생각을 비틀고 과장하며 어렵고 힘들게 표현하지 않는 그 순수 속에 시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경의 시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동요에 '달, 달, 무슨 달? 쟁반 같이 둥근 달'로 시작되는 '달'이란 노래가 있다. 초등학교 어린 시절 많이 부르는 동요인데, 동시(童詩)도 된다. 시라고 할 경우, 이 얼마나 천진난만하고 티 없이 맑고 순수한 감정을 표현하였는가? 이것이 바로 사무사(思無邪)의 한 예다. <위정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시경 삼백 편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詩三百 一言以蔽之 (시삼백 일언이폐지)

二. 생각에 삿됨이 없다!

曰思無邪 (왈사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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