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은 모른척”…경찰, 가해자·교사 수사 착수

대구 한 복지시설에서 6년 넘게 생활했던 13세 여학생이 같은 시설에서 생활했던 상급 여학생들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5살 때 보육원에 맡겨진 A(13)양은 지난해 11월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6년여만에 보육원을 나왔다.

A양은 퇴소 후 어머니에게 "시설에서 지내는 동안 같은 방을 썼던 언니들이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등 지속해서 폭행해 왔다. 선생님들도 알고 있었지만 모른척 했다"고 털어놨다.

어머니는 A양의 말을 들고 보육원 측에 진실을 요구하는 등 항의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자 경찰에 신고했다.

A양이 가해학생들로 지목한 여학생은 총 5명(고등학교 2학년∼대학교 3학년)으로 지금도 해당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 중 최근 경찰 조사를 받은 학생 2명은 "평소 A양이 말을 잘 듣지 않아 언니 입장에서 가볍게 꿀밤을 때린 적은 있다. 하지만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등 폭행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당시설 측도 "폭행이나 학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제 막 수사를 시작한 단계며 명확히 밝혀진 사실은 아무 것도 없다"며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과 시설 교사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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