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원전 2기 사우디에 구축, 특화제약단지·발전 프로젝트 등 54억 달러 수주 기대

▲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현지시간) 쿠웨이트 바얀궁에서 동포대표 20여명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
우리나라가 개발한 한국형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 2기를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해 시범운영한 뒤 사우디와 공동으로 수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오후(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이러한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스마트는 대형원전의 10분의 1 수준인 10만㎾급 중소형 원전으로 전기생산, 해수 담수화 등 다목적으로 활용가능하고, 냉각수 대신 공기로도 원자로 냉각이 가능해 내륙지역에도 건설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소형 원자로 분야에서 미국 등 선진국보다 5년 정도 기술이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 정상 임석하에 체결된 '스마트(SMART) 공동파트너십 및 인력양성 MOU'에 따르면 양국은 공동 투자를 통해 예비검토사업(PPE)를 실시하고, 사우디 내에 20억달러 규모의 스마트 원전 2기를 시범건설해 제3국 공동수출을 추진키로 했다.

또한 카이스트 교수진 및 학생을 사우디 대학에 파견해 학·석사 과정의 원자력 공학과 개설을 지원하는 한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사우디의 '킹압둘라 원자력재생에너지원'(K.A.CARE)간 원자력 인력양성 공동센터 설립, 카이스트-사우디대학간 국제공동연구 수행 등도 추진키로 했다.

사우디는 현재 급증하는 자국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신(新)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을 집중 육성 중이다. 2040년까지 약 18GW 규모(12∼18기)의 원전을 건설할 예정으로, 이르면 2016년 최초의 원전 발주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우리 자체 기술로 개발한 스마트 원전을 최초로 사우디에 건설해 상업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중소형 원자로는 2030년까지 약 180여기가 건설될 전망으로 사우디와 공동으로 제3국 수출 추진시 전세계 중소형 원자로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분야 14건의 MOU를 체결함에 따라 스마트 원자로를 포함, 사우디전력공사 발주 프로젝트 30억 달러, 전자정부 시스템 구축 2억 달러, 특화제약단지 구축 2억 달러 등 54억 달러의 수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사우디 제약기업인 SPC사와 우리나라 제약회사간 MOU는 사우디 특화제약단지 프로젝트에 우리 제약회사들이 참여해 수액공장을 건설하고 고혈압 약품 등 17개 품목을 수출하는 내용이다. 이는 우리 제약회사의 첫 사우디 진출 사례가 된다.

또한 사우디의 제약·의료기업인 IBV사의 여성암센터(150병상, 2016년 개원 예정) 건립 프로젝트에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이 참여하는 내용의 여성암센터 협력협약을 통해 세브란스 병원의 의료기술 및 시스템이 전수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양국은 창조경제 MOU를 통해 창조경제 모델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사우디에 전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우리나라 창조경제 모델의 첫 해외진출 사례다.

정부간 MOU와 별도로 SK텔레콤은 사우디 국영통신사인 사우디텔레콤(STC)과 창조경제혁신센터 협력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또한 한국투자공사와 킹덤홀딩사(KHC)간 MOU 체결을 통해 사우디의 한국 직접투자, 양국 공동투자 등 본격적인 투자협력의 계기도 마련했다.

KHC는 중동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는 알 왈리드 사우디 왕자가 1980년 창립한 세계적인 민간투자 회사로 중동지역과 씨티그룹, 애플, 디즈니 등에 투자하고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