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전에 지은 포항시립화장장의 이전 확장이 시급합니다.

포항시립화장장은 1941년에 개장했는데

낡고 오래된 시설을 땜질식으로 고쳐 사용하고 있어

지역민들의 불편이 크다고 합니다.

◀리포터▶

지난해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장례 10건 가운데 8건이 화장 방식으로 치러지고 있습니다.

포항지역에서도 전체 사망자 가운데 화장비율이

2009년 59%에서 지난해 77%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장례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화장장의 경우

시설이 낡고 비좁을 뿐 아니라 서비스의 질이 크게 떨어져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포항시 북구 우현동 포항시립화장장입니다.

3기의 화로가 가동중인 이 시설에서만

지난 한해동안 3천591건의 화장이 이뤄져

하루 평균 10건의 화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 1년 사이 753건이나 더 늘어나

수요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포항시립화장장은 포항시민 뿐만 아니라

인근 영덕과 울진, 영천, 울릉지역민들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용 건수의 3분의 1에 가까운 1천10건이

타 지역민들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처럼 포항시민 뿐 아니라

가까운 시·군의 이용자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포항시립화장장의 시설 규모나 서비스의 질이 크게 떨어져

이용객들의 불만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포항시립화장장을 외곽지로 옮겨

화장시설과 장사시설을 갖춘 공원묘원의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근 경주시는 지난 2012년 최신 현대식 화장시설과

공원 형태로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포항시는 74년이나 된 시설을

땜질식으로 고쳐 이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경주시 서면 도리에 위치한 경주 하늘마루입니다.

2012년 11월 개원한 하늘마루는

총 사업비 370억이 투입된 종합장사공원입니다.

이름부터 경주 하늘마루로 해 거부감이 없습니다.

이곳은 최신 현대식 시설로 건립돼

장례에서부터 봉안까지 한번에 모든 장례식을 치를 수 있습니다.

경주시 뿐만 아니라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도

화장장을 공원형태로 바꾸는 등 이미지 변화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숙영 / 포항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

"주민들이 (화장장을) 혐오시설로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위치 선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환경 친화적이고 주민 편의적인

추모공원 형태로 하는 것이 다른 지역에서의 추세이기도 하고

시대적 흐름인 것 같고 주민 정서에도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포항시에서는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포항시립화장장입니다.

경주 하늘마루와 비교해 겉모습만 봐도 큰 차이가 남을 알 수 있습니다.

유족들이 이용하는 시설에서도 큰 차이가 납니다.

휴게실은 하늘마루의 넓은 공간에 비해 협소하기 그지없고

매점 또한 외부 업자가 운영하고 있어 불편해 보입니다.


◀인터뷰▶ 매점 관계자

"시에서 운영하는 곳 아니에요?"

"여긴 아니에요."


식당으로 쓰는 건물 내부는 지붕에서 물이 세는 흔적도 보입니다.

한 장례업체 관계자는 먼저 온 유족이 이용하고 있으면

나중에 온 유족들은 이용조차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장례업체 관계자

"휴게실이 있다 하더라도 (좁아서) 사람들이 많으면

복잡하고 우리 순서가 아니면 따로 자리도 못잡고 있다가

한 집 빠지고 나면 음식 같은 것도 차리고 자리 잡고 하는 경우가 있죠."


또, 화구가 모자란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최근 2년간 포항시립화장장을 이용하는 건수는

2013년 2,838번에서 2014년 3,591번으로

1년새 753번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구가 모자라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장례업체 관계자

"때로는 (화구가) 없어서 다른 곳에 가기도 합니다.

(포항시립화장장은) 예약할 수 있는 수가 (1일)12개입니다.

만약 인터넷 예약이 다 차거나 당일 날 상이 났는데

화장이 많아서 예약이 차버리면 그때는 다른 곳으로 가야 됩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포항시는 화장로가 부족하지 않으며

집단 민원이 예상돼 이전은 어렵고

화장실에 대한 확충 공사만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포항시 관계자

"(포항시립화장장) 시설 자체를 더 넓혀서 이전하려고 하면 어렵습니다.

반대가 심하기 때문에... 화장실 같은 경우에는 좁다고 민원이 들어 와서

도비를 확보해서 확장공사를 할 예정입니다."


장례문화가 크게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집단민원 발생을 우려하는 포항시 행정 때문에

시민들은 74년 된 화장장을 사용해도 괜찮을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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