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C등급 방치 벽면 곳곳 균열…구조적 정밀 안전진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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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북부소방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소방서 건물이 15년째 C등급인 채로 방치되고 있어 소방관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문제의 건물은 포항북부소방서.

포항북부소방서는 지난 1987년 12월 준공돼 도내 17개 소방서 중 경산소방서(1986년 5월) 다음으로 가장 오래됐으며 유일하게 C등급이다.

이 건물은 28년간 제대로 된 보수공사나 안전도 평가가 이뤄진 적은 한번도 없었으며, 건물 벽면 곳곳에서 종횡 균열이 확인돼 안전에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실제 특정관리대상시설인 북부소방서 건물은 지난 2000년 5월20일 소방방재청에 의해 공식적으로 C등급으로 지정된 이후 15년째 변경된 적이 없었다.

특히 경북소방본부는 포항북부소방서에 대해 매년 건물안전진단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육안검사에 그쳐 건물의 구조적 안전진단을 위한 비파괴검사 등은 전혀 하지 않은 것을 나타났다.

또 건축된 지 23년만인 지난 2010년 주차장과 샤워장 담장공사, 2011년 환경개선공사, 2013년 옥상방수공사, 2014년 구내식당 및 상황실 환경개선 등에 8천730만원을 투입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서 건물이 지은 지 28년이나 됐지만 제대로 된 안전검사조차 이뤄지지 않는 데다 대형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지진때 처럼 흔들리는 건물로 인해 시민의 안전에 앞서 자신들의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근무환경 변화에 따른 시설개선 역시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불편함이 가중돼 비상상황에 대비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소방관들은 15년째 안전등급 C라는 것에 대해 믿을 수 없는 결과라며 당장 안전확보를 위하 건물안전진단이라도 제대로 받아야 하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경북도소방본부측은 예산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정밀안전진단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소방본부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 전문기관에 의뢰하면 5천만원 이상 들어가야 해 (예산반영에)어려운 점이 있다"며 "눈으로 볼 때 건물에 균열이 확인되면 C등급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북부소방서 소방관은 "가장 안전해야 할 소방서가 안전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건물이 C등급이라지만 체감하기는 D등급이다. 빨리 건물의 문제점을 찾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14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릴 당시 포항북부소방서에 낙뢰가 떨어져 상황실에 설치된 3천200만원 상당의 통신장비가 마비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소방당국은 긴급 복구작업을 펼친 끝에 통신장비를 가까스로 복구, 정상운영하고 있지만 예산부족으로 인해 교체여부를 고심 중에 있다.

일부 소방대원들은 "건물이 정상적인 기능을 했다면 낙뢰로 인한 시스템 마비는 물론 누수, 진동 등 현상이 일어날 리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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