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지저동 아파트 공사 인근주택 균열·소음 피해…주민들 면담 수개월째 거부·일부 공무원 묵인 의혹도

▲ 대구 동구 지저동 태왕아너스 리버파크 공사현장이 소음 등 주민들의 피해를 외면한 채 공사를 강행한 가운데 일부 구청 공무원들이 공사는 시작도 안했다는 말과는 달리 바닥이 파헤쳐 있다.
대구 동구 지저동의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이 주민들을 무시한 채 막무가내식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현장은 기초공사를 위한 땅고르기 작업으로 인한 소음과 분진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건축주와 시공사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수개월째 주민들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또, 같은 사업부지 임에도 두 개의 법인을 만들어 각각 따로 건축허가를 신청해 놓고 있다.

특히 2차 예정부지는 건축허가도 받지 않은 채 1차 현장과 함께 공사를 착공해 공무원들의 묵인 의혹도 일고 있다.

동구 금호강변 아양기찻길 인근의 옛 자동차운전면허시험장 부지에 추진중인 '태왕아너스 리버파크' 1·2차는 2만5천800㎡ 면적에 지하 2층 지상 12층 규모의 아파트 4개동과 상가 등이 들어 설 예정이다.

(주)태왕E&C가 시공사로 참여한 이 현장은 지난해 말 1차부지(1만6천㎡, 132세대)는 건축허가를 받았고 2차 부지(9천800㎡,78세대)는 현재 건축심의가 진행중이다.

사업자(건축주)는 1차 (주)백강, 2차 (주)이소 명의의 법인으로 1차는 지난해 6월, 2차는 지난해 10월 각각 사업자등록을 신청한 신규법인이다.

동구청과 주민들에 따르면 1차 현장의 사업자인 이 모씨가 100억여원의 자금을 투입, 땅을 매입했으며 아버지를 대신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현장은 지난 2개월간 자동차운전면허시험장으로 쓰이던 콘크리트 바닥 철거 공사를 진행하며 각종 소음과 분진, 진동으로 인한 인근 주택 크랙(균열)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주민들의 피해 호소를 묵살해 왔다.

하지만 2차 부지 건축허가 진행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이 일조건 침해, 소음, 공해 등을 이유로 구청을 항의방문하고 구청장 면담을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서자 뒤늦게 주민들을 설득한다며 부산을 떨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공무원과 지역의 광역·기초 의원들은 "아직 공사도 시작 안했다", "주민들이 뭔가 보상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 는 등의 얘기를 하며 주민들의 님비현상으로 치부하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대해 인근에서 40년간 거주하고 있다는 안 모(76)씨는 "(공사현장 관계자)주민들을 무시하고 자기들 맘대로 공사를 진행하며 5~6번의 면담요청에 한번도 응한적이 없다"며 "'촌놈들이 뭐 알겠냐'는 식의 주민 얕잡아 보는 행태를 일삼는 사업주도 문제가 있지만 이같은 사정을 외면하는 시·구 의원들을 다시는 (선거에서)찍지 않기로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가칭)지저주민피해대책위원 73명은 강대식 구청장과의 면담을 신청하며 "교묘하게 토지를 싼 값에 매입하고 대지를 2개의 법인으로 분리 설립해 각각 건축허가를 받아내려는 (주)태왕아너스 사공사의 행태에 분노한다"며 "주민피해를 무시하고 2차 건축허가를 인허가 해주는 것은 구청 직원들과의 유착으로 밖에 볼 수 없고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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