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반납한채 민원해결·접촉자 관리 등 총력…샘플 확인에 온몸 녹초

▲ 메르스 사태 최전방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 윤정식, 전현숙 연구사가 휴일도 반납한 채 21일 오전 연구원에서 유전자 분석을 하고 있다. 이기동기자 leekd@kyongbuk.co.kr
"비상 상황이라 다수의 공무원(연구원)들이 장기휴가까지 반납하고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정작 염려가 되는 것은 메르스와 같은 국가적인 사태가 발생해도 세월호 사건과 같이 시간이 지나가면 그만이라는 (잊혀질까)불안감이 듭니다. (이번 기회에)감염병 차원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 바이러스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 문제를 전반적으로 재조정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경태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과장)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의료진과 보건당국이 한달가까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1일 메르스 의심환자와 자가 격리 관찰자들의 유전자 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수성구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 사무실에는 김경태 역학조사과장을 비롯한 4명의 연구사들이 휴일도 반납한 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대구지역 첫 메르스 유전자 검사를 시작으로 하루 20여건씩 쏟아져 들어오는 샘플을 확인하느라 두 눈은 충혈돼 있었고 피곤한 기색 또한 역력했다.

하지만 자신들의 연구 결과(양성 또는 음성)에 따라 대구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나다는 것을 이미 경험한 연구사들은 확진이 판가름 나는 6시간 동안 긴장을 늦추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연구원은 과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연구사들이 24시간 밤낮을 잊은 채 1일 2교대로 비상근무를 하고 있으며 지난 20일간 139건의 검사를 진행했다. 이들의 검사 결과 1명의 양성 반응자가 나왔다.

이날 "고생이 많으시다"는 취재진의 위로에 연구사들은 "당연히 할 일을 하고 있다"며 "메르스로 인한 불안감이 있지만 시민들과 언론이 고생을 하고 있는 의료진과 보건당국을 격려해 줬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건당국이 메르스 사태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 보건직 공무원들 역시 의심 접촉자의 동선 파악 및 역학조사 보고서 작성과 하루 수 백통의 민원전화를 해결하는라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대구지역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처음 나 온 남구보건소의 경우 35명의 보건직과 구청 파견직원 9명 등 44명이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하고 있으며 비상대기조 10명이 24시간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이들 직원들은 확진자 A씨가 지난 13일 증세를 보인 이후 거쳐간 동선을 추적해 직접 접촉자와 일반접촉자를 가려내고 접촉자들을 일일히 방문해 몸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또, A씨와의 밀접접촉자 79명, 일반접촉자 260명 등의 관리는 물론 자가격리 관찰자의 검체 체취와 환자 이송 등의 업무에도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보건소의 업무가 폭주하면서 신입 여직원과 남구로 전출 온 하위직 여성 공무원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맡은 바 업무에 매달리고 있으며 타 지자체 공무원들이 위문까지 가고 있는 실정이다.

동구보건소 박수덕 소장은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계시겠지만 희망을 갖고 개인위생에 힘써 줄 것을 당부드린다"며 "중동지역을 여행했거나 환자발생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메르스 증상이 의심 된다면 지체없이 메르스 핫라인 109 또는 동구보건소로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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