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빵과 벽돌
△빵과 벽돌 = 여름만 되면 가뭄과 홍수, 이상 고온 현상이 뉴스에 오르내린다. 여기에 도시화가 점점 더 속도를 붙이면서 도시민의 생존이 중장기적으로 위협받기 시작했다.

환경과 기후 문제를 집중 취재해온 독일 기자 빌프리트 봄머트는 앞으로 지구에 먹을거리와 관련한 재앙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베를린, 런던, 도쿄 등 대도시 시민은 비축해 둔 식료품만으로는 고작 72시간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경작할 땅이 조금이라도 있는 농촌 빈민은 버틸 수 있지만, 도시인은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음식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어 베이징, 방콕, 암스테르담 등 일부 도시 시민이 다가올 식량 위기에 맞서 벌인 일들을 소개한다. 건물 옥상에 작은 밭을 가꾸고 현관 앞 자루에 화분을 만드는 등 저마다 가능한 방법으로 조금씩 자급자족을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식의 자급자족은 결국 인류 전체에 강제적으로 도입될 것이라고 설파한다. 세계 120억 인구 가운데 90억 명이 도시에 사는 상황에서 도시농업은 치열한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김희상 옮김. 알마. 348쪽. 1만6천원.





▲ 상상하면 이긴다
△상상하면 이긴다 = 프리랜서 과학 기자 크리스 버딕이 '기대 심리'에 관한 갖가지 연구 결과를 설명한다.

인간의 '기대'는 착각, 심지어는 속임수에 기반한 것 같지만 좋든 나쁘든 현실을 만들어 내는 힘을 갖고 있다.

기대는 학교와 스포츠 경기장, 주식시장을 운영하게 하는 연료다. 기대는 가짜 약에도 통증을 없애는 효과가 생기게 하고 시민의 대규모 예금인출사태가 일어나게 하는, 자기실현의 능력이 있다.

1부에서 저자는 한계를 맞닥뜨린 육체와 기대 심리의 관계를 포착한다. 기대 심리가 몸의 한계를 극복하게 도와주기도 하고, 오히려 부담감과 불안감의 기대 심리가 가능한 일도 못하게 막는 사례들이다.

2부에서는 식욕, 돈, 도박, 중독 등 인간이 뭔가를 원하는 본성에 숨은 기대 심리를 파헤친다. '좋아하는 것'보다 '원하는 것'이 뇌의 보상체계를 더 강력하게 활성화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3부에서는 인간이 자신과 타인에 대해 갖는 인식과 기대, 편견과 고정관념을 알아보고 생각의 힘이 무엇인지 심리 실험을 통해 살펴본다.

이현주 옮김. 프런티어. 384쪽. 1만6천원.



▲ 배제, 무시, 물화
△배제, 무시, 물화 = 김원식 지음.

오늘날 한국사회는 '갈등사회'다.

세대갈등, 빈부격차, 남녀갈등 등 그 종류도, 양상도 다양하다.

김원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서 '배제, 무시, 물화'에서 한국사회의 다양한 사회갈등을 '경제적 배제', '문화적 무시', '삶의 물화'라는 세 가지 거시적 틀로 유형화했다.

경제적 배제는 동등한 자유의 실현을 위한 사회정의를 파괴하는 경제적 차원의 부정의, 다시 말해 일종의 불평등 분배를 의미한다.

문화적 무시는 동등한 자유의 실현을 위한 사회정의를 파괴하는 문화적 무정의다. 삶의 물화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질서와 근대 국가의 행정 체계가 시민의 일상적 삶의 세계에 침투해 들어가면서 발생하게 되는 자유의 훼손을 말한다.

세 가지 갈등 유형은 서로 고유한 영향이 있지만, 서로 강화하면서 중첩돼 발생한다. 그렇다면 배제, 무시, 물화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

저자는 필수적 과제로 정치의 심화와 확장을 꼽았다.

책은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시장화 문제를 비판적으로 진단할 뿐만 아니라 실천적 대안까지 모색한다는 점에서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 '2015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됐다.

사월의책. 304쪽. 1만7천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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