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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제조→산업용' 구조 바꿔야 제2의 부흥기 기대

대구경북 주련산업 - 1. 대구 섬유산업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등록일 2015년08월27일 21시50분  
▲ 지난 5월 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 내 개관한 DTC, 지역 섬유산업의 고급화·비즈니스를 지원한다.
지난 반세기동안 대구지역의 주종산업으로 수출을 주도해왔던 섬유산업이 선진국의 고급화지향과 개발도상국들의 자급 확대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되면서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수출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섬유산업은 언제부턴가 몰락의 위기를 맞으며 자동차 부품 등에 밀려났고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자동차부품에 밀려 수출품목 중 2위로 추락했던 섬유수출은 다행히 연예계의 한류 바람 덕분에 지난해(2014년) 연간수출액이 12억 6천7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자동차부품(11억7천400만 달러)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해 섬유도시로의 명성을 근근히 유지했다.

이처럼 대구산업계의 지각변동은 비단 대구뿐만이 아니라 우리와는 경쟁 상대며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일본의 후쿠이섬유산지가 이미 오래전에 겪어온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뻔히 알면서도 장래에 대비하지 못하고 현실에만 안주해 온 것이 지금의 위기를 자초한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80년대 후반 전성기의 대구섬유산업은 연간수출실적이 70억 달러를 넘었고 주품목인 합섬장섬유직물만도 5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단일섬유산지로서는 세계최대로 그중에서도 폴리에스테르직물은 전 세계 생산량의 30%, 수출량의 60%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동국, 갑을, 남선 등의 섬유수출대기업을 배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져 가고 있으며 지금까지 살아남은 지역섬유기업들도 신규오더의 부족과 재고의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몇 년간 폴리에스테르 치폰직물의 인기가 상승함에 따라 업계가 너도나도 치폰수출에 올인하며 설비를 증설하고 중국산 생지를 수입하는 등 야단법석을 떨었으나 2013년 상반기를 고비로 수출이 급감되자 쌓이는 재고를 감당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물수출의 부진은 바로 연관업계의 불황으로 이어져 준비업계의 연사료, 싸이징료가 하락하고 염색업계의 일감부족으로 가공료가 인하되고 조업이 중단되는가 하면 생지가격이 중국산보다 더 싼 기현상이 나타나는 등 대구섬유업계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동안 지역섬유업계는 타 산업에 비해 정부나 대구시로부터 적지 않은 지원을 받아왔다.

때문에 7~80년대를 거치면서 양적성장에는 성공했으나 생산과 수출의 구조고도화를 이루지 못해 경쟁국과 수출시장의 환경변화에 따른 대응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대전환기를 맞이하게 돼 방향감각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또한 노후직기개체자금, 밀라노프로젝트, 구제금융 등도 건물이나 설비 등 하드웨어 부문에만 집중 투자되고 업계의 체질개선을 위한 소프트웨어 부문을 등한시 해왔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만 낭비했다.

다수의 섬유단체나 관련연구소들은 제대로 된 정보나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이로인해 대량생산, 대량수출 체제를 유지해 온 업체들은 많은 재고를 떠 안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따라 있으나 마나한 섬유단체와 연구소들을 하나로 통합해 그 시너지효과를 업계지원에 집중시키고 직물업계 스스로도 생산구조를 선택과 집중, 통합과 분산을 통해 새로운 시대상황에 걸 맞는 글로벌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처럼 대구지역의 핵심 산업이던 섬유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하나?

업계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의류용 소재 중심에서 산업용 섬유로의 전환을 조언하고 있다.

현재 대구지역 섬유업체들의 생산패턴은 70% 가량이 의류용으로 아직도 전통적인 의류용 섬유산업의 비중이 높다.

하지만 2000년대 산업용 비중이 1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수의 업체들이 산업용으로 변경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용 섬유는 건축과 스포츠, 자동차뿐만 아니라 의료, 항공, 방위산업 등에 이르기까지 개발·적용이 가능한 분야가 무궁무진해 높은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중국 등 후발주자들로부터 맹추격을 받고 있는 의류용 섬유에 비해 향후 성장 가능성도 많고 높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 2010년부터 5년간 1천404억원을 투입해 슈퍼소재융합제품산업화사업을 통해 산업용 섬유 인프라를 갖추기 어려운 지역 섬유업체들이 연구장비 등을 활용해 시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향후 산업용 섬유의 비중을 선진국 수준인 70%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술적 지원과 함께 개별 섬유기업들이 산업용 섬유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

또, 업종 전환에 따른 불안감이나 불확실성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섬유산업의 미래나 세계적인 트렌드의 변화 등 다양한 정보지원체계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의류용 섬유도 꾸준한 수요가 보장된 업종인 만큼 기능성 소재 생산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섬유업체의 공동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 대구시가 분석한 지역 섬유산업의 취약점은 장기간 의류용섬유 중심의 산업구조와 성장산업(첨단)과의 융합능력 부족, 1세대 섬유인 지배구조로 인한 새로운 섬유업종 창출의 도전의식 부족, 생산시설 감소 및 노후설비 증가로 인한 생산기반 약화 등이다.

또, 섬유산업에 대한 이미지 저하와 선진국의 제품(기술)규제정책 강화, 한·중 FTA의 영향으로 중국산 저가제품 유입 촉진 등을 꼽고 있다.

이에따라 대구시는 섬유산업 발전을 위해 대구 텍스타일콤플렉스(DTC)를 세계시장 마케팅 거점으로 육성해 지역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내수의류업체와 사업제휴를 통한 중국, 인도 등 고급시장 공략과 신흥시장(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해외 마케팅 거점 확보는 물론, 범용섬유산업의 기반기술과 6T융합 신기술을 결합해 지역 합섬소재의 산업용섬유로의 새로운 수요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역 지원기반(생산기반, 인적자원, 패션·디자인, 마케팅·정보화 등)의 산업역량과 첨단기술 융합으로 각종 산업의 핵심 부품소재를 육성해 선진국 수준으로 산업용 섬유를 60~70%까지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또, 실질적 기업지원을 위한 섬유연구기관 간 역활을 재정립하고 기업지원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위해 예타사업 및 정부공모과제를 통한 R&D기능 수행과 기업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독려할 방침이다.

특히,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의 각 이사회를 통합 이사회로 구축해 각 연구소 간 중복연구를 방지하고 스트림별 지원기능을 강화하도록 의사체계를 단일화 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5월 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 내 개관한 DTC는 지역 섬유산업 거점 마련, 생산 스트림 원스톱 지원체제 구축을 목표로 국·시비 총 1천130억이 투입돼 건립됐으며 지역 섬유산업의 고급화 및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운영에 필수적인 섬유업체 입주가 부진하고 초대 관장은 정식 개관도 하기 전인 지난 4월 해임돼 관장 공석사태가 길어지면서 정상적인 운영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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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기자

    • 이기동 기자
  • 서울 정치경제부장. 청와대,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