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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바닷속, 잠자는 포탄

미군이 투하한 대형 포탄 잇따라 발견…지속적 수색·처리해야

조준호 기자 cjh@kyongbuk.com 등록일 2015년09월22일 21시48분  
▲ 독도 수중에는 1950년 전 후 미군이 폭격한 대형 포탄이 원형 그대로 가라앉아 있다.

■방치된 역사 '대형 포탄'

민족의 섬 독도 수중에는 대형 포탄들이 존재한다. 1948년과 1952년 미군이 독도에 투하시킨 무게 450㎏짜리 AN-M-65로 크기가 1m도 넘는 대형 불발탄들이다.

당시 미군의 기습적으로 자행된 폭격으로 인해 무고한 사상자와 독도의 지형 변화도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광복 70주년인 올해 경북일보는 독도에서 1950년에 설치한 '독도조난어민위령비'와 함께 그때 사용된 '대형 포탄'을 독도 수중에서 발견했다.

본보가 발견한 대형 포탄과 비석은 공교롭게도 독도에서 조업하던 어민들의 억울한 죽음과 연관된 것이다.

독도수중 대형 포탄에 관해서는 경북일보는 지난 2011년 9월 21일자에 독도 삼형제굴 인근 수중에서 대형 포탄을 발견,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은 18대 국회 국정감사 기간 중 경북일보 보도를 인용하며 문화재청과 군 당국에 독도 주변에 불발탄 3발이 처리되지 않고 방치돼 있어 관광객들이 안전을 위협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형 포탄이 독도 수중에 있는 것은 독도 방문객의 안전을 위협할뿐 아니라 독도의 형상변경 등도 우려돼 지속적인 수색으로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문화재청과 국방부는 이 자리에서 신속히 처리할 것을 답변했고, 같은 해 10월 관련 기관은 해군 광양함을 이용, 독도에 입도해 총 3기의 폭발물을 처리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동일한 지역에서 또 대형 포탄이 발견됐다. 발견한 주민은 포탄을 수중에서 찾기 쉽게 부이 설치 등을 한 후 울릉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서로부터 폭발물 신고를 접수한 국방부는 이 의원이 지적 시 신속히 처리한 것과 달리 기상상태와 세월호 사고 등을 이유로 무려 2년 가까이 방치했다.

울릉경찰서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 2013년 신고된 독도 포탄 해체를 위해 올해 5월 18일부터 22일까지 독도에서 폭발물 수색 작업을 진행했지만 포탄은 발견치 못한 것으로 전했다.

울릉서의 한 관계자는 "향후 어떻게 처리할 건지에 대해 국방부 측의 연락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북일보는 지난 2013년 신고된 포탄이 동일한 장소에 대형 포탄이 1기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을 최근 확인했다.

울릉군 해양 봉사단체인 특수수난인명구조대 한 대원은 "특수한 환경에서도 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원들이 독도 100m 반경 내 수중에서 대형포탄을 못 찾았는 것은 수색에 실패한 것"이라며 "국방부에서 시간과 경비 등으로 독도 수중에 방치된 포탄인양이 힘들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경우 구조대에서 폭탄을 인양, 울릉경찰서에 가져다주겠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또 수중 수색·인양 전문가는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작전을 펼치듯 독도에서 대형 포탄을 처리하는 절차를 꼬집었다.

국방부에서 많은 병력과 해군 함정 등 장비를 일시에 동원, 독도에 입도해 포탄을 수색, 처리하는 방법보다 독도 특수성에 맞춰 우선 소규모 병력이 독도에 입도, 포탄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 한 후 장비 등을 동원해 인양·처리하는 것이 예산낭비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도 수중에 잠들어 있는 포탄은 1m가 넘는 크기로 앞부분이 타원형을 이루고 있고, 전체적인 부식으로 노란색 화약 부분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미국에 의해 자행된 독도 폭격 사건을 알지 못하는 현실을 알리려는 듯 광복 70주년인 올해 독도 수중에서 대형 포탄과 독도조난어민위령비가 카메라에 잡혀 당시 아픔의 흔적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경북일보는 지난달 28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미군 폭격으로 숨진 어민들의 한이 담긴 '독도조난어민위령비'를 재조명했고, 지난 15일 이 비석을 인양했다.

이 비석은 독도박물관에서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향후 복원할 계획이다.

현재 독도 수중에 방치된 대형 포탄은 울릉도 독도박물관에 전시된 것과 동일한 포탄이다.

독도박물관 이승진 관장은 "독도박물관에 전시 된 것은 포탄의 원형 크기를 알 수 없는 포탄의 일부분"이라며 "경북일보에서 발견한 포탄을 해체 시 원형 부분을 보존해 전시하면 독도 알리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경북일보가 올해 독도에서 발견한 대형 포탄. 부식이 진행돼 노란색 화약 부분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 취재 後에
경북일보는 올해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과거 독도에서 조업 중인 어민들을 사지로 내몬 대형 폭탄과 함께 억울하게 숨진 어민들을 넋을 달래기 위해 설치한 비석을 수중에서 발견했다.

태풍 등 기상변화가 심한 동해의 끝 섬 독도에서 폭격으로 희생된 어민의 넋이 이를 알리기 위해 반세기가 넘는 동안 비석과 폭탄을 잡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미군에 의해 자행된 어민 폭격 사건은 당시 미 군정 시대 흐지부지 넘어갔다. 그 후 2년이 지난 1950년 경상북도 조재천 지사는 무고하게 죽은 어민의 넋을 달래기 위해 독도 동도 해안가에 '독도조난어민위령비'를 건립했다.

경상북도에서 제작한 비문이 '독도폭격희생어민위령비'가 아닌 '독도조난위령비'라는 것은 당시 미 군정 치하에서 최대한 억제된 표현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1950년 6월 8일 비석을 설치 후 불과 며칠 뒤인 25일 북한이 기습적으로 남침으로 남·북이 갈라져 싸우는 내전의 아픔을 겪었다.

전쟁과 함께 독도 폭격으로 피해를 입은 어민의 아픔은 한국전쟁으로 인해 국민들 뇌리 속에 잊혀갔다.

이젠 독도에서 조업하던 어민이 조난을 당해 귀중한 생명을 잃은 것이 아니라 폭격으로 숨진 것으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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