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온이야기마을에 도감소 개소 르 클레지오 특별자문위원에 위촉 전국의 각수 7명 선발…홈피 구축 '조선중기본' 내년 2월 완료 목표

▲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김영만 군위군수가 삼국유사 목판복원사업 작업장인 사라온이야기마을에서 장인이 목판에서 찍어낸 글씨를 들어 보이고 있다. 경북도제공
경북도는 지난 27일 군위읍의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 및 사라온이야기마을에서 삼국유사 목판(木板)사업 추진위원과 자문위원, 유관기관단체장 및 지역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국유사 목판사업 도감소(都監所)' 개소식을 가졌다.

도감소는 판각, 인출 등 목판사업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작업과정 공개로 지역 문화·관광 상품화를 추진하기 위해 조선시대 생활상 재현·체험 시설인 사라온 이야기마을안에 도감소 공방인 판각소(板刻所)와 간역소(刊役所)를 설치하고 운영하게 된다.

이날 개소식은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신라처용무보존회의 처용무 공연을 시작으로 삼국유사 목판사업 추진경과보고, 홍보영상 상영, 프랑스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 특별자문위원 위촉식, 르 클레지오 특별강연에 이어 도감소 공방으로 자리를 옮겨 기념식수, 도감소 현판 제막식, 판각시연 관람, 인출 체험의 순으로 진행됐다.



△경북도, 500년만에 삼국유사 목판 복원에 나서다

경북도는 지난해 삼국유사 목판사업을 계획하고 2017년까지 삼국유사의 조선 초기 판본과 조선 중기 판본, 그리고 이를 집대성한 경상북도 교정본을 목판으로 복원하기로 했다.

500여년의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왜 경북도는 삼국유사를 복원하는 것일까?.

일연 스님의 고향이자 주요 활동 지역이 경상도이기도 하겠지만 대한민국 국보 제306호로 지정된 삼국유사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본다면 목판 복원 사업에 대한 의미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삼국유사 목판사업은 경상북도의 시대적 사명이자 숙명

삼국유사는 이처럼 민족의 보전이자 역사의 보고로 평가받고 있지만 13여 종의 판본만 남아있을 뿐 목판본은 전해지지 않는다.

이에 삼국유사의 고장 경북도는 경상도 개도 700년과 신도청 시대를 기념하기 위해 삼국유사 목판 사업을 문화융성 시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삼국유사 목판사업은 경북도와 군위군이 주최하며,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현존하는 삼국유사의 판본을 모델로 올해부터 2017년까지 연도별로 조선 중기 판본과 조선 초기 판본, 그리고 이를 집대성한 경북도 교정본을 각각 1세트씩 목판으로 판각해 전통 방식으로 인출하는 사업이다.

인출된 책자는 대학, 도서관, 연구기관 등에보급해 삼국유사의 이해와 고대사 연구의 기초자료로 제공된다.



△문화융성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딛다

경북도는 삼국유사 목판사업을 위해 지난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국비를 확보하고,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사업추진의 당위성을 마련했으며, 지난 2월에는 국내 최고 전문가를 추진위원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도청 강당에서 출범식을 가져 본격적인 사업 추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또 판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3개월간 10여 차례의 자문위원회를 열어 고증작업을 거쳤으며, 서울대 규장각본(국보 제306-2호)의 실측을 토대로 목판 원형을 설계하는 등 보다 완벽한 목판 제작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삼국유사 목판사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전국의 각수를 공개 모집해 서류전형과 기술평가를 거쳤으며, 그 결과 전국의 내로라하는 각수 최종 7명을 선발했다.



△기록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문화융성 시대를 열다

이제 삼국유사 조선중기본 목판 복원은 내년 2월말 완료를 목표로 판각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경북도는 삼국유사의 판본을 단순히 목판으로 복원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공정을 거치기 위해 홈페이지를 구축해 추진의 전 과정을 공개하고 이를 영상기록으로 남기게 된다.

또 삼국유사 목판사업을 좀 더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일반인이 더욱 친숙하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삼국유사 관련자료 전시와 판각·인출·제책 과정을 직접 관람할 수 있는 삼국유사 목판 도감소를 설치하여 운영을 하게 된다.

이처럼 경북도는 삼국유사 목판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복원하고 기록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기 위해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 삼국유사와 만나다

지난 2012년부터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인연을 맺은 2008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대표 작가 르 클레지오는 삼국유사 목판사업 도감소 개소식에 참석해 삼국유사 목판사업 특별자문위원으로 위촉돼 도지사로부터 위촉패를 수여받고 특별강연을 했다.

르 클레지오는 특별강연에서 "삼국유사는 여러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삼국유사의 긴 역사를 생각해 보면 지금 이순간은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삼국유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할 귀중한 유산으로 후대까지도 이어질 수 있도록 보존하며 지켜야 할 것이다"며 "삼국유사 목판사업이 완료되면 꼭 다시 한 번 와보고 싶다. 유네스코 등재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관용 도지사는 "삼국유사 목판사업은 단순히 문화재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목판인쇄 전통기록 문화를 복원하는 것"이라며 "목판의 중요성과 삼국유사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함은 물론 문화융성의 시대에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회복하기 위한 민족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승복 기자
양승복 기자 yang@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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