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임하면 신덕리 마을저온창고 화재…사과 값만 10억여 원 피해

▲ 안동시 임하면 신덕리의 사과 저온저장창고에서 20일 오전 5시47분께 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샌드위치 패널로 된 저온창고 3동과 사과 4만여 상자 등이 전소했다. 이날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안동의 한 마을 창고에 보관 중이던 사과 4만여 상자가 불에 타 농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안동시 임하면 신덕리의 한 저온저장창고에서 20일 오전 5시47분께 창고에서 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샌드위치 패널로 된 저온창고 3동과 사과 4만여 상자 등이 전소하는 피해를 입었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 장비 23대와 소방관, 의용소방대원 등 200여 명을 긴급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저온창고에서 난 불은 인근 전신주의 변압기 등으로 옮겨붙는 바람에 신덕리 마을 일대가 정전돼 주민들은 강추위에 떨어야 했다. 그러나 불이 난 창고 바로 옆 주택으로는 불길이 번지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이 불로 신덕리 주민들이 저온창고에 위탁한 사과 3만4천여 상자와 창고 주인의 사과 6천여 상자 등이 모두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주민들은 지난해 추석 때 한 상자에 4∼5만원하던 사과가 올해는 시세가 맞지 않아 대부분 팔지 않고 값이 오를 때를 기다리며 마을저온창고에 보관해 왔다.

이날 이 저온창고에 사과를 맡긴 마을 주민들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화재현장 주위만 맴돌며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원인을 전기적 요인 등에 두고 현재 조사 중이다.

안동소방서 관계자는 "이번 불로 창고 700여㎡가 소실됐으며, 창고 내 보관 중이던 사과 4만여 상자를 포함한 집기류 등 약 9억5천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당장 저온창고 건물은 화재보험 1억에 들었지만, 보관 중인 사과는 보험에 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 값만 해도 10억여 원에 이른다.

이 마을 주민 권모(남·68)씨는 "설이 내일 모렌데 화재로 인해 1년 결실이 물거품이 됐다"며 "화재를 당한 건물주는 오죽하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화재로 농작물보관창고에 대한 화재보험 가입여부 등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 개인이 운영하는 창고는 영세해서 보관 농작물까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화재나 재해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농민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이번 화재로 한 푼이라도 더 받아보려던 농민들의 작은 바람도 함께 타버려 설밑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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