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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오적

김정모 서울취재본부장 kjm@kyongbuk.com 등록일 2016년06월28일 18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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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모 서울취재본부장
영남권 신국제공항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을 해야 할 때다. 다음 어젠다 대응 시 해답을 찾는데 참고하기 위해서다. 신공항의 쟁점은 “신공항이 필요한가?”와, 필요하다면 “어디에 건설할 것인가?”다.

권력과 돈, 권위를 장악한 서울 인사들은 10조 원을 들여 신공항을 건설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편다. 신공항은 표를 얻기 위해 내놓은 무책임한 공약으로 지역감정에 편승한 표퓰리즘이라고까지 한다. 신공항이 수포로 돌아가게 한 근원적인 적이다.

나랏일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은 신공항을 어떻게 볼까. 브렉시트(Brexit)의 24일 경제학 대가이자 국무총리를 지낸 J씨에게 물었다. “우리나라에 인천 공항 같은 제 2관문 허브공항이 필요합니까” 답은 “필요하다”였다. 그 자리에 함께 있은 서울대 경영학 J교수, 연세대 경제학 K교수도 부정하지 않았다. .

글로벌 시대이고 한국처럼 무역의존도와 국제관계성이 높은 국가는 항공과 항만이 국부를 위한 필수 인프라다. 특히 경상도지역의 항공 화물 96%가 인천공항으로 간다. 부산(P)과 경남(K)의 경계에 있는 김해공항을 이용해도 대구·경북 기업은 항공화물 비용이 다른 지역 보다 많이 든다. 인적자원의 국제 이동도 그만큼 더디다. 기업이 떠나는 이유 중 하나다. 경제성도 그렇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을 계산하면 사업성이 있었을까. 국책 사업은 미래의 생산을 위해 일정 기간은 이익 없이 투자만 하는 장기 사업이다.

그럼 필요한 신공항을 왜 못하는가. 서로 밀양(경남)과 가덕도(부산)에 건설해야 한다는 부산과 기타 시도 간의 사생결단 투쟁의 결과다. 허브공항은 아니지만, 서남권(전라도) 신국제공항이 전남 무주에 무리 없이 건설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밀양이라면 신공항을 아예 거부할 태세로 반(反)국가적인 소(小)지역주의로 나온 서병수 부산시장과 부산 국회의원들은 신공항을 실패하게 한 장본인이다.

신공항이라는 국책사업 대한 결정을 아예 포기한 것은 더 큰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2일 “외국의 전문기관은 모든 것을 검토한 결과, 김해공항을 신공항 급으로 확장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결론 내렸고 정부도 이러한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 ‘생산’ ‘결정’을 해야 하는 정치를 포기하고, ‘현재’ ‘집행’ ‘관리’의 행정에 머문 것이다. 국가와 정부의 실패다. 어디가 적지인지 판단할 자신이 없다면 국회 표결에 부치면 된다. 그 정도 정책 결정능력이 없어 외국 기관의 방안을 지침으로 따르겠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 신공항 실패의 가장 큰 적이다. 신공항 실패 사례가 앞으로 국책사업 하나도 제대 결정하지 못하는 시작이 될까 봐 걱정이다. “정치는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데이비드 이스턴)이다. 합리 공정 타협이 전제되는 권위 있는 결정이 필요하다.

이번 신공항 문제에서 정부의 실정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정당정치의 부재는 이 나라 민생고의 적이다. 후보지 건설업체와 결탁을 위해 둘 중 하나를 주장하거나 선거의 유불리만 계산하는 정략논리나 당파논리는 악(惡)임이 틀림없다. 교통논리, 경제논리를 중심으로 최적의 결정을 하는 정상적인 정치논리는 선(善)이자 정치의 본질이다.

가덕도보다 밀양이 우수한 입지조건으로 가닥이 잡혔는데 부산 정치세력의 기민한 대응 앞에 속수무책으로 앉아서 당한 밀양 지지 지역의 시도지사와 국회의원의 무능과 안일도 문제 해결의 적이다. 신공항 5적이 낳은 실패의 적폐가 ‘경로 의존성’으로 다시 재발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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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모 기자

    • 김정모 기자
  • 서울취재본부장 입니다. 청와대, 국회 등을 출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