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는 29일 4·13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책임을 지고 동반 퇴진했다. 안 대표는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했고 천 대표는 “앞으로도 당과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다.

이로써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체제’가 국민의당 창당 149일만에 막을 내렸다.

국민의당은 이날만 3시간이 넘는 비공개 마라톤 회의를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들은 사퇴 반대를 주장했다. 박주선 최고위원(국회부의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에서 안 대표가 책임진다고 해서 해결이 되겠냐”고 말했다.

여론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결국 사퇴를 한 안 대표는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매번 책임져야할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왔다”며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 내려놓겠다”며 “국민의당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리고 싶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안 대표의 ‘진심캠프’에 합류해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안 대표의 최측근 인사다. 전날 구속된 왕주현 사무부총장은 총선 당시 박 의원과 당 사무를 총괄했다. 호남권을 중심으로 당내 일부 의원이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천 대표는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거취 문제에 관해 두 대표 사이에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어제 상경한 천 대표와 오늘 아침 만났고 천 대표도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면 사퇴를 해야지 더 늦추면 안 된다고 했다”며 “최고위원들이 읍소하듯 설득했지만 결단을 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두 공동대표가 동반사퇴하면서 국민의당은 지난 2월2일 창당 이후 149일만에 당대표 공백사태를 맞았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당헌당규에 원내대표는 당대표를 맡지 못하게 돼 있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지 나머지 지도부에서 대표대행을 선출할지는 최고위 회의를 열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정식 지도부를 선출하기까지 비상체제를 피할 수 없게 되면서 20대 총선으로 원내교섭단체를 이룬 여야 3당이 모두 임시 지도부 체제로 운영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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