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는 영일대라는 이름의 두 명소가 있다.

남구 효자주택단지 호수공원 속 영일대는 1970년 초 포항제철소 건설이 시작되면서 외국 건설요원과 중요 인사들의 숙소가 필요하게 되었다.
포스코주택단지 영일대 전경

그래서 건설현장과 영일만을 함께 볼 수 있는 효자지역 언덕에 2층 건물을 짓고, 그 이름을 ‘영일대(迎日臺)’라 했다.

특히 여기는 당시 제철소 건설에 집념이 강한 고 박정희 대통령의 숙소로도 쓰이면서, 그가 현장 건설을 독려하던 포항제철 영빈관이자 제철소 건설상황실 같은 역할을 한 곳이다.

지금 현관에는 그때의 모습이 담긴 귀한 사진들이 걸려있다. 영일대 건립 공사 장면, 박 대통령의 건설요원 격려 장면, 건물 2층 옥상에서 고 박태준 회장과의 단독환담 등 그분들의 제철보국(製鐵報國)에 대한 강한 집념이 이곳 여기저기에 묻어있다.

지금도 영일대 앞 정원에는 박 대통령이 심은 제철소 착공(1970년 4월 1일) 기념식수가 46년째 잘 자라고 있다.

포스코는 한국 철강 산업의 산실인 이곳을 포스코 창업의 성지로 여겨, 환경조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연못을 만들고 나무와 꽃을 심고, 길을 넓혔다. 그리고 주변에 직원주택과 복지시설을 만들며 수십 년간 가꾸고 보살피면서, 소위 ‘영일대 호수공원’으로서 자리매김에 힘써왔다. 또한 영일대 건물도 본래의 임무가 끝나면서 식당, 찻집, 호텔로 변용시켜, 시민들이 즐겨 찾는 쉼터공간으로 잘 운영되어왔다.

특히 4년 전 이 지역에 ‘청송대 감사둘레길’을 조성하여, 시민들의 힐링공간으로 활용케 한 것은 무척 잘한 일로 칭송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영일대는 영업이 일시 중단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입구에는 ‘영업중지’ 팻말이 세워져 있고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영일대가 휴식에서 빨리 벗어나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아름다운 쉼터이자, 제철사적지(製鐵史蹟地)로 길이 잘 보존되길 기대해 본다.

영일만의 해상 누각 영일대는 총공사비 32억 원을 들여 2013년에 준공됐다. 해안가로부터 90m쯤 되는 인도교(영일교)가 누각을 이어주고 있다.
영일대해수욕장 해상 누각 영일대.

3년 전 북구 두호동 바다 위에 2층 해상누각을 짓고부터 옛 북부 해수욕장이 ‘영일대 해수욕장’으로 개명됐다.

영일대 누각 위에 서면, 길이 약 1.7km의 둥그스름한 백사장에 해안선을 따라 자연 테마거리조성과 뒤편 빌딩들로 둘러싸여 마치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연상케 한다. 또 밤이면 포스코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등 관광명소로의 명성이 자자하다.

더구나 그 오른쪽에 펼쳐있는 포항제철소 전경이며, 왼편을 따라 환호공원으로 이어지는 산과 주변 녹지공간은 또 하나 포항의 멋진 힐링공원이다. 이 공원언덕에 올라 두호동 해변, 포항제철소, 푸른 바다와 멀리 호미곶 해안선을 보노라면 그 절묘한 풍경에 가슴이 탁 트인다.

지금 영일대해수욕장이 개장되었다. 그리고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포항시의 최대 행사인 포항국제불빛축제가 이곳에서 개최된다.

깨끗한 모래밭에, 바가지 없는 상거래, 철저한 안전관리, 그리고 친절한 자세로 손님을 맞아야 할 것이다.

포항의 두 유명지역으로서, ‘포스코 영일대’는 오랜 저력의 토대 위에 다시 영업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되며, ‘두호동 영일대’는 영일만을 향해, 해양관광도시로서 새로운 역동의 아침 해를 보는 것 같아 희망적이다.

둘 다 언제나 밝은 태양을 맞는 잘 나가는 ‘포항의 영일대(迎日臺)’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종기 시민기자
조현석 기자 cho@kyongbuk.com

디지털국장입니다. 인터넷신문과 영상뉴스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제보 010-5811-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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