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는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이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 알지” 이해인 수녀의 시 ‘나를 키우는 말’은 말의 힘이 사람들의 인성을 얼마나 아름답게 가꾸는가를 말해준다.

링컨이 대선후보 경선에서 더글라스와 맞붙었다. 대부호인 더글라스는 선거운동도 요란스러웠다. 유세차 뒤에 대포를 싣고 다니면서 유세장에 도착할 때마다 예포를 쏘고 전속 악단까지 동원, 가는 곳마다 음악을 울렸다. 링컨을 가리키며 “저 시골뜨기에게 귀족의 향기가 나는지 맡아보라”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링컨은 그의 네거티브 공격을 맞받아 응수하지 않았다.

링컨은 유세장 연설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진솔하게 틀어 놓았다. “누군가가 저에게 재산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저에겐 제 아내와 아들 셋이 있습니다. 이들은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보물입니다. 제가 빌려 쓰는 사무실엔 책상 하나 걸상 셋, 모퉁이에는 책꽂이가 있습니다. 책꽂이에는 미국인이면 누구라도 한 번 쯤 읽어봐야 할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저는 가난하고 깡마르고 얼굴도 길어 신수는 훤하지 않습니다. 제가 오직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링컨은 가족 사랑과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아 학식을 갖추고 있다는 자신의 장점을 소박한 연설에 다 담아냈던 것이다. 결과는 링컨이 험구를 쏟아내는 더글라스를 물리치고 경선에서 승리, 대통령에 당선됐다.

성공한 리더들은 대체로 말을 잘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리더들은 적절하고 강력한 힘이 실린 말을 할 줄 알았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트럼프가 ‘무슬림 전사자 부모 비하’등 잇단 막말 실언으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막말을 후회한다며 사과했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박근혜대통령이 ‘건국 68주년’을 언급한 것에 대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얼빠진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의 험구’와 막상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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