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모든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는 일차적 권한과 책무는 정치에 있다. 정치는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을 통합시키는 작용이다. 국가가 발전해나갈 방향과 전략을 결정하며 당대의 위기를 타개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정치의 제도적 장치인 국회는 헌법과 법률을 만들고 국방과 외교는 물론 국정 전반을 감독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국가는 문화와 경제를 두 축으로 하는 정치공동체라 할 수 있다. 현대정치의 두 바퀴는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정부와 국민투표로 선출된 사람들로 이루어진 국회다.
현재 우리나라가 당면한 어려운 상황 가운데 대충 몇 가지만 열거하였지만, 참으로 풀어나가기 어렵다. 더구나 문화복지국가를 완성한다는 어렵고도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청와대에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지만, 개헌이 이 모든 문제를 풀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안 그래도 최순실 사건으로 혼란한 정국에 또 하나의 풍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이 모든 게 어떻게 수습되고 정리될지 걱정이다. 여하튼 현재 우리나라는 정치, 국방,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전반적으로 난제가 겹치고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아마 공자가 등장하고 제갈공명이 나오더라도 해결하기 어려우리라 여겨지는 국면이다. 그런데 이 어려운 국면에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 어이가 없다 못해 감탄이 나온다. 작게는 국회의원이요 크게는 대통령 자리다. 벌써 잠룡이니 하면서 언론지상에 소개가 많이 되고 있다. 지금은 태평성세가 아니다. 태평 시대라 하더라도 국민의 욕구가 크고 세계적인 경제전쟁시대에 정치란 어렵다. 공자는 노나라 집권 6개월 만에 국정과 풍속을 쇄신하고 국민을 진작시켰다. 제갈공명은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유현덕을 보필하여 형주를 얻게 하고 파촉과 한중을 차지하여 패업을 이루게 하였다. 과연 지금 출사표를 던지려는 분들에게 이만한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모든 준비와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잠룡이 될 수 있지, 세력과 욕망이 있다고 잠룡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