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한 유명한 장군이 전쟁에서 많은 공도 세우고 무공훈장도 수없이 받았다. 그러다가 전쟁터에서 왼쪽 눈을 잃어 애꾸눈이 됐다. 군에서 은퇴한 장군은 자신의 혁혁한 무공과 늠름했던 모습을 후손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화가를 불러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게 했다. 화가가 그린 초상화를 받아 본 장군은 초상화를 난로 속에 던져버렸다. 그 초상화는 애꾸눈 얼굴의 초상화였던 것이다. 화가가 너무 정직하게 그린 것이 탈이었다.

두 번째 화가를 불렀다. 첫 번째 화가의 퇴짜맞은 까닭을 전해 들은 두 번째 화가는 애꾸눈이 아닌 두 눈이 멀쩡한 초상화를 그려 바쳤다. 장군은 그 초상화도 난로 속에 던져버렸다. 거짓 그림을 후손에게 전해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어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던 장군에게 한 젊은 화가가 찾아왔다. 세 번째 화가가 그린 초상화를 받아본 장군의 얼굴엔 희색이 만면했다. “참 잘 그렸어요” 화가에게 찬사를 보냈다. 콧등에 가려져 애꾸눈이 안 보이는 옆 얼굴의 초상화였던 것이다. 직진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돌아갈 줄 아는 화가의 기지와 재치가 백전노장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화법에도 직설법보다 우회화법이 더 많은 효과를 거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멀고 긴 우회도로가 목표에 이르는 가장 짧은 길이 될 수 있다. 정면으로 대놓고 말하는 것이 막힐 때는 측면 또는 후면으로 돌아서 말하는 것이 더 설득력을 발휘한다. “돌아가는 것이 바로 가는 것” 즉 ‘이우위직(以迂爲直)’이 성공한 사례는 역사 속에 많다. 직선 공격을 허용하지 않는 언변 환경에선 우회 화법의 지혜는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최상의 무기다. “뽕나무를 가리켜 느티나무를 욕하는 ‘지상매괴(指桑駡槐)’는 우회의 묘미를 잘 말해준다.

‘최순실 난국’에 편승,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과 도를 넘는 독설 등 막말을 잇따라 쏟아내 현 정국의 위기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과장된 막말은 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막말 폭탄’ 추미애 대표의 자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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