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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토리] '선산 땅의 천사' 고 임성임 할머니

고인에 첫 구미시민상 수상자 선정…어려운 생활속 평생 희생·봉사 실천

하철민 기자 hachm@kyongbuk.com 등록일 2016년12월08일 19시45분  
고 임성임 할머니
“선산 땅에 할머니 천사가 다녀가셨다. 고인은 천사입니다. 평생을 홀로 살면서 얻은 것은 모두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홀연히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김인배 선산고등학교 총동창회장(66)의 말이다.

할머니는 김인배 회장의 선친과 동네 동갑친구라서 누구보다 가까이서 평생을 지켜봤다고 한다.

임성임(1917-2016) 할머니는 그렇게 살다 가셨다.

임 할머니는 선산 읍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일찍 부모를 여의고 10대부터 홀로 살면서 마을 품삯, 바느질로 평생을 사셨다고 한다.

어떤 날은 생선장사, 옷가지를 파는 행상일, 집에 돌아와서는 마당에 돈사를 만들어 돼지 키우는 일로 힘겨운 삶을 살았다.

이렇게 모은 돈 3천800여만 원으로 1988년 할머니가 살던 선산읍 이문리 부지에 1층 70평, 2층 60평, 건평 130평에 128개의 열람석을 갖춘 선산도서관을 건립해 선산군에 기부채납 했다.

당시로는 인근 시군에서 처음으로 건립된 도서관이다.

할머니는 선산도서관 아래층 작은 방에 혼자 살면서 공부하려 온 학생들에게 간식도 해 주고 화장실 청소도 하고 겨울철에는 난로를 피워 학생들이 따뜻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보살폈다.

이어 도서관 자판기 수입과 선산여중 선생님들의 점심밥을 해주면서 모은 돈을 모아 2015년 선산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5천여만 원을 기탁했다.

임 할머니는 틈틈이 모은 돈을 장례비와 사후 관리를 위해 김인배 회장에게 나머지 돈을 맡기고 마지막 한 해는 지역 요양원에 머물다가 지난 봄날 하늘로 돌아갔다고 한다.

영정사진으로 쓸 만한 사진 한 장도 없이, 장례식장에는 가까운 피붙이 한 명 없어 김 회장이 상주 역할을 했다.

할머니의 유지에 따라 장례비로 쓰고 남은 돈 2천300여만 원은 선산고등 장학회에 사후 기탁했다.

할머니 천사가 하늘로 돌아간 것이 안타까워 선산 고등학교 동창회원들은 선산고등학교 옆 부지에 할머니의 공덕비와 흉상을 건립해 놓았다.

고인은 연말에 구미시가 선정해서 주는 자랑스런 구미시민상을 수상한다. 사후에 선정된 것은 처음 일이다.

할머니는 그렇게 100년을 선산 땅에 내려와 희생과 봉사를 몸소 보여주고 돌아가셨다.

할머니 천사는 우리에게 희생과 봉사를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솔선해 보여주고 가셨다.

선산 땅에 할머니 천사가 다녀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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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철민 기자

    • 하철민 기자
  • 중서부권 본부장, 구미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