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다는 것은
대지의 기름기를 가리지 않고
흠뻑 빨아들여서
숨이 차도록 될 때
비로소 내뱉는 빛인가,

거기에는 늘
왕성한 것만 중심으로
엉겨드는 것이네.

풀잎이나 나뭇잎이 내뱉는
그 한 빛깔을 보아라.

가강 아름다운
꽃 언저리에 와서는
그런 전심전력이 아니라,

어쩌면 꺼질 것만 같은
가강 연약한 기운을 타고
제일 높은 데 올라와서는
빨강이나 노랑
또는 흰빛은 취하건만
푸른빛 하나는 피하고 없네.





감상) 제주에 가면 비자림 길이 있다 아름드리 비자나무가 신비롭도록 아름다운 곳 그곳을 산책하면 나뭇잎이 초록이라는 게 얼마나 황홀한지 알게 된다. 겨울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제 초록의 날을 세운 비자나무, 빨강이나 노랑보다 푸르름이 우위에 있다는 걸 그곳에 가면 알게 된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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