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시 지원금이 없어 휴지가 없다’는 문구를 붙인 구미종합버스터미널이 흑자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간사업자인 구미종합버스터미널에 시 예산을 계속 지원해 줄 필요가 있느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구미종합터미널은 매년 1천여만 원의 관리비 외에도 전기배선 공사, 지붕 방수공사, 인도 블록 교체, 심지어 터미널 대합실 의자 교체에까지 시 예산을 지원받으면서도 정확한 영업 정보를 밝히지 않아 이번 기회에 구미시와 구미시의회가 터미널에 대한 정확한 경영 정보 파악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일고 있다.

구미시가 2016년 한 해 동안 구미종합버스터미널과 선산터미널, 고아·해평·산동·도개·장천정류장에 지원한 관리비 예산은 총 6천210만 원.

그나마 이도 2012년, 2013년 각각 7천400만 원, 2014년, 2015년 각각 6천660만 원에 비해 줄어든 금액이다.

이와는 별도로 시는 구미종합터미널에 2013년 전기배선 공사 2천450만 원(자부담 950만 원), 2014년 지붕 방수공사 5천100만 원(자부담 1천500만 원), 2015년 인도 블록 교체공사 6천600만 원(자부담 1천8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이보다 앞선 2012년에는 심지어 대합실 의자 교체비로 810만 원(자부담 180만 원), 화장실 정비 공사에 5천900여만 원(자부담 1천900만 원)의 예산까지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대합실 조명교체 및 승하차장 도색 비용으로 7천만 원(자부담 2천100만 원)을 지원했다.

같은 기간 선산 터미널 및 5개 정류장에 지원한 예산도 총 1억5천800여만 원(자부담 포함)에 달한다.

그렇다면 구미종합버스터미널은 화장실 휴지도 스스로 못살 만큼 사정이 어려운 것일까?

이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 구미 7개 시외버스 터미널 및 정류장에 대한 선진화 마스터플랜 연구용역을 한 경북 미래정책개발연구원은 구미종합버스터미널이 2015년 5억3천만 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구미시가 노후 터미널을 개선하기 위해 의뢰한 연구용역에서 터미널 측이 영업비밀을 이유로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해 버스수송실적 추이와 이용실적을 분석한 추정치를 내놓은 것이다.

터미널 측은 물론 이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구미종합버스터미널 성 모 상무 또한 처음에는 “영업 이익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버티다가 계속된 질문에 “2015년 (이익이) 조금 줄었다”며 사실상 흑자 운영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성 상무는 터미널에서 요구한 화장지 구매비 300만 원이 올해 구미시 예산에 반영되지 않자 화장실에 문제의 안내문을 붙인 장본인이다.

그는 논란이 확산되던 6일 인터뷰에서 “내가 5일 전 화장실에 안내문을 붙였다”며“화장실 휴지 구매비 600만 원 중 300만 원은 우리가 부담하고 300만 원을 시에 지원해 달라고 했는데 반영되지 않아 안내문을 붙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인건비, 휴지 구매비 등으로 시가 터미널에 지원하는 예산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380만 원 늘었다.

변경된 것은 지난해까지 터미널 측에 보조금으로 직접 지급되던 예산이 구미시 보조금심의위원회의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 시가 기간제 근로자 보수, 공공 운영비 등으로 나눠 직접 집행하는 것뿐이다.

성 상무는 “터미널이 거지도 아니고 휴지 하나도 우리 마음대로 못 사고 시에서 일일이 계산해야 하나”며 변경된 예산 집행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임 모(60) 씨는 “일 년에 5억이라는 흑자를 내면서 화장실 휴지까지 사달라는 놀부 심보가 세상에 어디에 있느냐”며“잘못된 그 안내문 한 장으로 구미시가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다른 도시에 얼굴을 들고 못 다닐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 예산이 지원된 만큼 이번 기회에 터미널도 영업상황을 반드시 공개해야 하며, 끝까지 이를 거부한다면 시와 의회 차원의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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