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과 수부외과 전문병원인 더블유(W)병원이 2일 국내 최초로 ‘팔 이식 수술’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2일 더블유병원과 대구시 등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영남대병원에 입원한 A씨(48)가 이날 오후 1시께 뇌사판정을 받았고, 유가족의 동의를 받은 의료진은 2년여 전 직장에서 작업 중 왼팔을 잃은 B씨(38)에게 A씨의 왼팔을 이식하는 수술을 오후 4시 30분께 시작했다. 이날 A씨는 다른 장기도 기증했다.

팔 이식 수술은 콩팥 이식 수술과 같이 혈액형만 맞으면 곧바로 시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뼈와 신경, 혈관 등 복잡한 구조를 연결하는 방식이어서 수술 난이도가 높다. 특히 수술 후 평생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등 면역치료 과정이 매우 고통스러운 편이다.

배기현 더블유병원 홍보과장은 "3일 새벽까지 수술이 이어질 것 같다. 수술 결과와 향후 면역치료 계획 등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팔 공여는 장기기증과 같이 합법이 아니라 ‘무법’의 상태여서 향후 제도 정비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팔 이식 수술’은 보건복지부가 대구시 의료 신기술 1호로 인정한 바 있다. 1964년 남미에서 처음 시도돼 1999년 미국에서 성공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20건의 수술 성공 사례가 있지만, 국내에선 팔 공여자가 없어서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못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6월 15일 대구시청에서 팔 이식 수술 설명회를 열고 국내 1호 기증자를 애타게 찾아왔다.

5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한 대구시는 팔 이식 수술 홍보와 국제심포지엄 개최 등을 지원하며, 영남대병원과 더블유병원은 팔 이식 수술이 건강보험급여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비급여 수술인 점을 고려해 팔 이식 수술을 받은 B씨에게 수술비 일체(수술 전 검사비는 자부담)를 지원할 예정이다.

대구시 의료허브조성과 관계자는 "국내 첫 팔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뇌사자의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데 대한 거부감 해소와 적극적인 기증 유도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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