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가 지난 16일 (현지시간) 오후 미국 시애틀공공도서관 1층 오디토리움에서 ‘구미시-시애틀공공도서관 MOU 체결 및 시낭송회’를 가졌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10주년을 맞은 ‘한 책 하나 구미 운동’의 발상지인 시애틀공공도서관(이하 ‘SPL’)과의 교류를 통해 운동을 국제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추진됐다.

이날 협약식에는 남유진 구미시장, 마셀러스 터너 SPL관장 및 관계자, 워싱턴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사서 이효경, 현지활동 한인 시인, 라디오한국 관계자 및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협약식은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 ‘한국시의 초대’라는 주제로 시와 음악이 있는 문화행사로 진행해 현지 방송 및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 라디오 한국 진행자이자 수필가인 박희옥 씨의 사회로 남유진 시장과 마셀러스 터너 관장이 윤동주의 ‘서시’를 각각 자국 언어로 낭송해 문화교류의 의미를 더했다.

이 자리에서 남 시장은 “2월 16일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의 기일입니다”며 “가혹한 일본 후쿠오카의 감옥에서 유명을 달리한 지 꼭 72년이 되는 날, 미국의 시애틀공공도서관에서 그의 시가 낭송될 것을 시인은 알지 못했겠지만, 오늘 이 자리가 마치 오래전부터 예정된 일인 것만 같다”라며 수필가로서의 감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마셀러스 터너 관장도 “시를 배경음악과 함께 낭송하는 것은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내게 너무 멋진 경험이었다. 한국시는 정말 감동적이었다”라며 첫 문화교류 경험을 전했다.

SPL은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있는 시립도서관으로 1980년에 설립, 145만 권의 장서와 각종 DVD를 보유하고 있으며1998년부터 사서(司書) 낸시 펄이 제안한 성인 독서프로그램 ‘원북 원시티 운동(Seattle Reads)’의 발상지이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구미시 대표단은 19일부터 22일까지 3박 4일간 캐나다 토론토와 뉴마켓, 몬트리올을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야외도서관인 ‘스토리 팟(The Story Pod)’도입을 위한 것으로 21일에는 토니 반 바이넌 뉴마켓 시장과 면담을 갖고 양 도시 간 교류협력 방안과 스토리 팟 운영 노하우 등을 논의 한 뒤 국내 최초로 구미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토리 팟’은 약 7㎡(1.8평)의 작은 공간에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디자인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주민들이 놓고 간 책들을 또 다른 방문객이 빌려 읽고, 서로 자유롭게 기부도 하는 등 ‘순환 방식’으로 운영되는 작은 도서관이다.

구미시는 이번 미국·캐나다 방문을 통해 시민들이 실생활 속에서 더욱 쉽고 가깝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보다 발전된 독서문화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국제교류사업의 분야와 범위를 넓혀 글로벌도시로서 위상을 높여갈 계획이다.


하철민 기자
하철민 기자 hachm@kyongbuk.com

부국장, 구미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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