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출신의 엄청난 자부심도 그들이 받은 혹독한 훈련의 소산이다. 어려운 경쟁을 뚫고 입대한 해병들은 아무나 해병대 훈련을 통과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우리는 다르다’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한다. 이런 의식이 밑바탕이 돼 전역 후에도 끈끈한 전우애를 유지한다. “호된 기합과 지옥훈련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스스로 엘리트의식을 가지며 이러한 의식을 가진 사람들 사이엔 자연스럽게 다른 집단이 이해할 수 없는 고도의 동질감이 형성 된다” 정기인 한양대 교수의 ‘해병대 출신들의 유별스러운 단결력’에 대한 분석이다.
이처럼 자신이 큰 고생을 했거나 큰 노력을 쏟아부은 일을 더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심리현상을 ‘노력 정당화 효과(Effort Justification Effect)’라 한다. 해병대 장교 출신이 취업시장에서 환영받는 것은 극한 상황의 경험이 무한 경쟁시대 기업이 필요한 인력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한국 해병대 정하사를 만나고 싶다”며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찾아줄 것을 요청, 화제가 됐다. 45년간 미 해병대에 근무하고 퇴역한 4성 장군 출신인 매티스 장관은 뼛속까지 해병으로 “나는 해병대와 결혼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녔다. 매티스 장관은 “과거 한미 연합훈련 때 한국에 왔는데 당시 정씨 성을 가진 하사가 추운 날씨에도 김치를 가져다 주는 등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뿐 아니라 정하사가 군 생활에 영감을 줘 현재의 자신을 있게 했다”는 말도 했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을 확인시킨 미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