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헬기 5대 이용 성주골프장 지질조사 등 장비 반입

지난달 31일 성주골프장에 지질조사 장비 등을 수송·반입한 ‘하늘의 짐꾼’으로 불리는 미군 수송헬기 CH-47 치누크.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추가 핵실험 징후가 포착되는 등 긴장국면이 극대화되면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조기배치에 힘(국민 여론)이 실리는 형국이다.

중국의 무차별 경제압박에 대해서도 정부가 수출입 등에 대한 중국의존도를 줄이고, 동남아시아 등으로 다변화 정책을 가시화하면서 군 당국과 보조를 맞춘 사드 조기배치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군 당국이 군용헬기 5대를 이용해 사드배치 지역인 성주골프장으로 지질조사 등의 장비를 반입했다.

이는 육로를 이용한 장비반입이 사드배치 반대 주민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육로가 아닌 하늘을 이용한 수송 작전이 이어지면 장비 등의 반입을 저지해오던 반대 주민들이 속수무책 쳐다볼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였다.

군 관계자는 헬기수송에 대해 “주민과 충돌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환경부 용역회사의 기초 지질 조사 장비를 군용헬기에 실어 성주골프장으로 옮겼고, 이는 미군에 제공할 부지공여 절차의 일환이며, 지질 특성을 조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성주, 김천, 원불교,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의 반대단체는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내고 “군용헬기 동원한 장비반입을 규탄한다”면서 “사드배치를 위한 일체의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국방부는 주민안전을 무시한 채 졸속처리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국가안보를 위한 것은 거짓이며, 사드가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줄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지 않는다. 동북아의 군사적 갈등만 부추겨 결국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며, 한국 어디에도 사드를 배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며 성명 내용을 배포했다.

이어 반대투쟁위원회 소속 30여 명은 이튿날인 1일 오후 4시 서울 문제인 후보 선거캠프상황실을 찾아 “정치인 문제인은 차기 정부의 사드 원점 재검토를 선언하고, 현 정부에서 사드배치 절차의 중단을 요구하라”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중국이 숨겨놓은 발톱을 드러냈다. 북한의 미사일·핵 개발 등을 관망(은연중 지지)해오면서 한편으론 북의 위협으로부터 방어권마저 인정하지 않고, 분열된 국내 정치 상황을 이용해 비열한 경제압박과 자국민을 대상으로 반한감정을 촉발시키는 치졸한 행태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사드배치의 당위성을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한편 이번에 장비를 수송한 미군헬기 CH-47 치누크는 최대 이륙 중량이 22.6t에 이르고, 최대 작전반경이 370㎞로 ‘하늘의 짐꾼’으로 불리고 있다. 향후 운송수단이 육로가 아닌 하늘 위주로 펼쳐질 공산이 높게 점쳐지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모든 전개작전에 대해 일체의 (안보기밀에 대한 한미 당국의) 비공개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속전속결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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