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asis : Fountain of life / 혼합매체 / 4.4X4.4X3m / 2017
봉산문화회관의 기획, ‘유리상자-아트스타2017’전시공모선정 작가전은 동시대 예술의 낯선 태도에 주목한다.

올해 전시공모의 주제이기도 한 ‘헬로우! 1974’는 우리 시대 예술가들의 실험정신과 열정에 대한 기억과 공감을 비롯해‘도시’와 ‘공공성’을 주목하는 예술가의 태도 혹은 역할들을 지지하면서, 가치 있는 동시대 예술의 ‘스타성’을 지원하려는 의미이다.

4면이 유리 벽면으로 구성돼 내부를 들여다보는 관람방식과 도심 속에 위치해 있는 장소 특성으로 잘 알려진 아트스페이스 ‘유리상자’는 어느 시간이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민의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예술가들에게는 특별한 창작지원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7년 유리상자 세 번째 전시인, 전시공모 선정작 ‘유리상자-아트스타 2017’ Ver.3전(6월 9일~ 8월 6일)은 회화를 전공한 권효정(1992년생)의 설치작업 ‘Oasis : Fountain of life’이다.

Oasis : Fountain of life / 혼합매체 / 4.4X4.4X3m / 2017
이 전시는 작가 자신의 일상 삶 속에서 매 순간 샘솟는 예술의 가능태들로부터 광장의 분수(噴水)를 상상하게 되고, 일상 삶으로서의 예술을 지향하는 자신의 태도와 그 시각적 축적(蓄積)의 결과 이면(裏面)에 존재하는 과정적 행위에 대한 살아있는 감동과 몰입(沒入)에 주목(注目)하는 것이며, 이것이 사막의 오아시스와 닮았다는 은유일 것이다.

또한 우리의 삶에서 예술이 무엇인가? 또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작가의 질문이자, 예술과 삶 사이에서 우리의 균형(均衡)을 제고(提高)하려는 작가의 제안이다.

이번 전시는 ‘예술’에 관한 작가 자신의 태도를 시각화해 사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상자 공간에 설치하려는 작가의 오래된 설계로부터 시작한다.

대략 7m 높이의 천장과 흰색 바닥이 있는 유리상자 공간에 복잡한 구조의 낯선 분수, 가로 440×세로 440×높이 300㎝ 크기의 분수 설치물은 중력(重力)에 따르는 물이 위로 솟았다가 아래로 뿜어 내리거나 비스듬히 사선으로 떨어져 일상 사물로 구축된 조형물을 훑어 내리는 인공적인 물 흐름의 장치이다.

Oasis : Fountain of life / 혼합매체 / 4.4X4.4X3m / 2017
물이 분수 상단의 물줄기로부터 몇 층의 스텐 그릇으로 흘러내리고, 다시 드럼통과 화려한 색상의 서랍장을 타고 떨어지며, 또 방사형으로 고정한 6개의 샤워기에서 뿜는 물줄기로부터 저울에 물이 떨어지고, 물이 비닐 공을 움직이거나 꽃을 꽂은 물병 속으로 떨어지는 희한(稀罕)한 상황들은 바닥으로 떨어진 물이 다시 상단의 분수 꼭대기로 올라가는 물의 순환 흐름 속에서 세계 혹은 예술의 다양성과 변화 상태를 은유한다.

이것으로 예술은 다양한 생각과 물질, 비 물질의 관계 융합체이며, 일상의 모든 것들이 예술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가의 생각은 물론, 인공물과 자연물의 찬란한 조합과 생명력이 강조된 예술의 힘을 조형적으로 시각화한 것이다.

작가는 이를 두고 수많은 시간의 경험과 정보, 지식, 관계를 거치면서 명쾌하게 살아있는 지금, 여기, 나의 현장 상황에 연계하는 예술의 상징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작가의 분수는 정형화된 예술에 무리지어 편승하지 않고, 삶과 예술을 연결하려는, 선택하고 옮기고 칠하고 쌓아 구축하는 행위 과정에서 ‘몸의 살아있음’을 인식하는 매개체이며, 열려진 세계로 나아가는 인공의 행위 장치라고 할 수 있다.

Oasis : Fountain of life / 혼합매체 / 4.4X4.4X3m / 2017
눈앞에 펼쳐진 ‘Oasis : Fountain of life’는 자신을 비롯한 세계의 존재와 그 본질을 주목하려는 신체 행위의 흔적이며, 예술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경험 기억의 행위적 ‘사건’이다.

작가가 다루려는 것은 이성과 결과 중심의 해석에 의해 가려지거나 소거(掃去)됐던 과정의 기쁨, 충만감, 감동, 몰입에 관한 신체 행위이며, 인간 성장과 예술에 관한 본질을 진솔하게 기억하려는 에너지이다.

행위를 기억하며 현재의 성장을 선보이려는 이번 유리상자는 미적 신념을 소통하려는 예술가의 삶과 그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Oasis : Fountain of life / 혼합매체 / 4.4X4.4X3m / 2017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