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의 젓가락 면접·제주항공의 재주 캐스팅 등 이색 면접 잇따라
인사팀 "지원자 역량 심도 있게 평가···직무 최적화된 인재 찾아"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올 하반기부터 공무원 및 공공부문에 학력ㆍ출신 등을 배제하는 ‘블라인드 채용’을 지시하면서, 이미 탈스펙과 노스펙으로 인재를 채용한 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중견기업도 스펙보다 역량을 더욱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을 도입하는 가운데, 오디션 등의 이색 면접으로 인재를 선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2017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했던 샘표는 성별을 비롯해 나이·출신학교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펼쳤다.

샘표는 ‘전통 식문화 가치를 제대로 알고 계승한다’라는 기업 철학을 반영해 지난해 하반기 정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는 모습을 관찰하며 올바르게 사용하는지, 음식에 대한 태도는 어떤지를 파악하는 ‘젓가락 면접’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또한 2000년부터 요리 면접을 통해 4~5명이 한 조를 이뤄 주어진 재료로 요리 주제와 메뉴를 정하고, 팀워크를 기반으로 요리를 만들도록 해 서류 전형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지원자의 인성이나 창의력·팀워크·지도력 등을 평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상반기 신입과 경력직 200여명 채용에 나선 제주항공은 이른바 ‘재주 캐스팅’ 방식으로 선발했다.

나이·어학 점수·자격증 등의 조건을 완전히 배제하는 블라인드 전형인 재주 캐스팅은 지원 및 평가 채널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을 택했다.

인스타그램 영상 지원으로 지원자의 역량을 자랑할 수 있도록 1차에서는 서류제출이나 기타 평가 없이 영상심사로만, 2차 임원면접으로 최종 채용을 결정지었다.

국내 1위 전자상거래기업인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4월 G마켓·옥션·G9에서 근무하는 하계 인턴 채용에 탈스펙 심사를 진행, 모든 취업 준비생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서류전형 때 출신학교 등 해당 정보를 가리고 선발했다.

이 밖에도 지난 19일부터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한 사람인은 ‘노스펙’과 ‘오디션’ 방식을 도입해 서류전형에서 ‘스펙 없는 이력서’로 이름과 연락처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직무역량 중심의 자기소개서만 제출받고, 다음 전형인 노스펙 오디션을 통해 주어진 주제에 대한 그룹 단위 프레젠테이션 면접 및 심층 면접 등으로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문경철 사람인 인사팀장은 “블라인드 채용은 스펙에 가려 보이지 않는 지원자의 역량을 더욱 심도 있게 평가할 수 있다”라며 “구직자는 스펙보다 역량에 집중하고, 기업은 직무에 최적화된 인재를 찾을 수 있도록 채용 방식을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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