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앉아 잠시 조는 사이
소나기 한줄기 지났나 보다
차가 갑자기 분 물이 무서워
머뭇거리는 동구 앞
허연 허벅지를 내놓은 젊은 아낙
철벙대며 물을 건너고
산뜻하게 머리를 감은 버드나무가
비릿한 살냄새를 풍기고 있다.
감상) 한 차례 소나기가 지나가면 동네 뒤 방죽 길로 올라가 분 물을 구경 하곤했다. 잠시 내린 비가 어떻게 그리 많은 강물로 불어날 수 있는지 너무나 신기해서 어마에게 묻고 또 묻곤했다. 엄마는 그 때마다 대답은 안 하고 깊은 눈으로 그 강물만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내 딸이 나에게 똑같이 물었을 때 나도 그렇게 했다.(시인 최라라)
- 기자명 신경림
- 승인 2017.06.27 17:19
- 지면게재일 2017년 06월 28일 수요일
- 지면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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