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집무실에 선친 훈장 진열…방한 때 DMZ 전장 살피기도

30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함께 헌화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지니고 있다.

이미 유명해진 얘기지만, 펜스 부통령의 선친 에드워드 펜스가 한국전 참전용사이기 때문이다.

소위로 참전했던 그의 선친은 한국전쟁 당시 경기도 연천 북쪽의 고지인 ‘폭찹힐’(Pork Chop Hill 전투에서 사투를 벌인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4월 브론즈 스타 메달(동성훈장)을 받았다.

펜스 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 아버지의 훈장을 진열해 놓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선친이 훈장을 받은 지 꼬박 64년 만인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 자격으로 한국을 공식으로 방문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당시 그는 한국으로 가는 전용기 ‘에어포스 2’ 안에서 아버지를 떠올리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은 당시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아버지가 오래전 왔던 곳에 셋째아들이 다시 찾아오는 모습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또 그의 헌신으로 자유롭고 번창한 한국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지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가 방한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것도 아버지의 한국전 참전 인연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무장지대로 가는 길에는 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싸웠던 전장을 찾았다.

그는 트위터 계정에 아버지가 훈장을 받는 사진을 올리며 “64년 전 한국전쟁 때 아버지가 동성훈장을 받은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한 것은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당시 언론발표 말미에서도 “우리는 공동의 희생으로 맺어졌으며, 자유롭고 민주적인 한국은 양국 군인들의 희생 덕분에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우리 아버지도 포함돼 있다”고 선친을 통한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에 큰 의미를 뒀다.

그러면서 그는 “아버지는 집으로 왔지만, 아버지의 친구들, 미국군과 한국군은 영원히 목숨을 잃었다. 이런 분들의 희생으로 우리 양국의 자유는 영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인디애나 주(州) ‘토박이’ 변호사 출신으로 고향에서 연방 하원의원을 6번 지냈고, 2013년부터 올해 1월까지 주지사를 지냈다.

지난 대선에서는 좌충우돌식 막말과 각종 비하 논란에 휘말린 트럼프 대통령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주류 공화당 인사와 지지층 이탈을 막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트럼프 정부 출범의 최대 공신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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