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때마다 10원 쌓여…계단 오르며 건강 챙기고 나눔도 실천

계명대 동산병원이 1월 26일부터 운영하고 있는 건강기부계단을 자주 이용하고 있는 간호사와 직원들이 17.55㎉의 열량이 소모되는 8층까지 117계단을 오른 뒤 걸음 수를 측정해주는 만보계 기능이 있는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활짝 웃고 있다. 1층 터치 센서는 25일 오후 5시 30분 현재 누적 이용객 62만8천189명으로 집계돼 있다.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계명대 동산병원 진료행정팀 파트장 서정민(39·여)씨는 1월 26일부터 6개월 간 외래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했다. 휠체어 이용 환자 등에게 양보하는 의미도 있지만, 짬만 나면 1층부터 8층까지 117개의 계단을 오른다. 층수가 바뀌는 계단 벽면마다 소모 열량 표시는 물론, 다양한 건강정보가 있어서 지루하지도 않다. 서씨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면 10원씩 기부금이 적립돼 의미가 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외래간호팀 간호사 류상연(31·여)씨도 “20~30대 젊은층 직원들도 ‘건강기부계단’이란 이름이 붙은 특별한 계단을 이용해 업무를 본다”면서 “8층까지 모두 오르면 17.55㎉의 열량이 소모되고, 건강수명도 7분 48초 느는 효과가 있는 이 계단은 다이어트 명소가 됐다”고 했다.

동산병원이 지역 최초로 환자 보호자나 병원 직원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를 때마다 10원씩의 적립금을 쌓아 저소득·취약계층 환자 진료비 등에 사용하기 위해 1월 26일부터 시작한 ‘건강기부계단’을 딱 6개월 만인 25일 현재 62만8천여 명이 밟은 것으로 확인됐다. 적립금은 630만 원 가까이 됐다. 연말이면 1천만 원을 거뜬히 넘을 전망이다.

외래관 엘리베이터 15인승 4대와 6인승 2대는 건강기부계단이 운용되기 전에는 복잡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여유도 생겼다. 엘리베이터 대기 시간이 대폭 줄면서 환자와 보호자도 편해졌고, 의사와 간호사, 직원들의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박문희 홍보팀장은 “계단 1층과 2층 사이 기부금 터치센서가 작동하면서 하루평균 이용객과 누적 이용객을 세는데, 25일 오후 5시 30분까지 62만8천189명 기록을 세웠다”면서 “동산병원의 건강기부계단은 어려운 이웃까지 배려하는 건강문화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권배 동산의료원장은 “계단걷기를 기부로 연결한 최초의 사례로서 훌륭하게 안착하고 있다”면서 “건강도 챙기고 나눔도 실천할 수 있는 건강기부계단이 대구 곳곳에 생겨나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대구효성병원은 지난해 12월 22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에 건강기부계단을 설치해 계단 이용 시민 1인당 10원씩 기부금을 적립해 연말에 소외계층에 기부하기로 협약을 맺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실제로는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계단 설치작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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