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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40도 폭염' 영천 신녕면민 "느티나무 그늘이 최고"

1200m 팔공·보현산 감싸고 있는 영천시 신녕면
고온건조하고 습한 공기···열기 빠져나갈 곳 없어
소방안전센터, 폭염 따른 온열환자 대비 비상 근무
치산관광지 찾은 피서객 물놀이 즐기며 더위 식혀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7월25일 18시09분  
25일 신녕초등 2학년생들이 무더위에도 과일 화채 수업을 하고 있다.
24일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영천시 신녕면의 낮 최고 기온은 40.3도라는 전국 최고의 폭염 기록을 세웠다. 이날 경북 의성의 낮 기온이 39.6도까지 치솟으면서 이날 전국 최고 기온이자 올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기록 관측상으로도 공동 5위에 해당하는 높은 기온이다. 부산 1904년, 서울 1907년 등 현대적인 기상관측 장비가 도입된 20세기 초반이래 국내 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치솟은 것은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 기록된 40.0도 한 번 뿐이다.

이날 의성보다 더웠던 기록은 앞서 100년간 대구(1942년 8월 1일) 40.0도, 충북 추풍령(1939년 7월 21일) 39.8도, 경북 경주(2017년 7월 13일)·대구(1942년 7월 28일) 각각 39.7도 등 4차례다.

25일도 아침부터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잇는 가운데 폭염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신녕면 면민들은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신녕을 찾았다.

먼저 무인자동기상관측장비(AWS) 가 있는 신녕초등학교를 들어서자 학교 주변 산에서 매미 소리가 울려 퍼지는가 하면 교실에는 아이들이 과일 화채 수업을 하면서 웃음꽃이 피었다.

때마침 기상관측장비 근처에는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들이 나와 있었다.

전재목 관측예보 과장은 “대기상층이 고온건조하고 습한 공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곳 신녕은 1200m에 달하는 팔공산과 보현산이 감싸고 있어 열기가 빠져나갈 때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 면민들이 폭염으로 인한 환자들은 없을까 하는 마음에 119신녕소방안전센터를 방문했다.

소방서 직원들은 “아직은 온열환자 등 별다른 사고가 없다”며 하지만 “연일 폭염이 지속돼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 대표적인 피서지 치산관광지를 둘러보기 위해 차로 10여 분을 달렸다.

치산리 도로가에는 벼와 복숭아, 사과 등이 맹렬한 햇볕을 아랑곳하지 않고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치산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수령이 250여 년 된 느티나무가 떡하니 서 있으며 반갑게 맞이했다.

더위를 피해 나와 있다는 김칠수(71^치산 2동) 어르신 부부는 “더울 때는 느티나무 밑에 만큼 좋은 데가 없다”며 “새벽 일찍 일하고 이후에는 여기서 쉬고 저녁에는 치산계곡으로 바람 쉬면서 여름나기를 한다”고 말했다.

치산관광지에는 평일에도 불구하고 더위를 피해 놀러 온 관광객들이 곳곳에 보인다.
신녕면 치산관광지 치산계곡에서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계곡에는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 친구들과 고기를 굽는 청소년들, 더위를 피해 그늘막에서 단잠을 주무시는 어르신 등 다양하게 여름 피서를 즐기고 있다.

신녕분회 경로당에는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해 에어컨이 있는 무더위 쉼터에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경상도 말로 “억수로 더워 죽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 같은 폭염에 어떻게 다들 잘 견디시는지 부러울 뿐이다.

신녕시장에 장사를 하는 고향떡집 김기호(39) 사장은 “기온이 40도라 해도 외지에서 느끼는 만큼 면민들은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신녕이 여름에 계속 더웠기 때문에 내성이 생긴 것 같다”고 담담해 했다.

바람 한 점 없는, 아니 바람이 불어도 더운 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에서는 태양열이 무섭게 내리쬐는 이때에는 시원한 곳을 찾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고의 피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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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석 기자

    • 권오석 기자
  • 영천지역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