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파괴하는 태양광 반대"
"장마 시 산사태·교통사고 우려" 사업철회 요구 시위

민둥산으로 변한 상주시 외서면 가곡리 산 27번지 일대
“마음의 안식처였던 마을 입구 산이 민둥산으로 변해 슬퍼요.”

“제가 빨리 커 대통령이 돼 전국적으로 무분별하게 자행되고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에 대한 법을 모두 고칠 거예요.”

상주시 외서면 가곡리 산 27번지 일대에 들어서고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 현장을 바라보는 백전2리 주민들과 아이들의 하소연이다.

이곳에는 현재 생산량이 무려 3.2㎿에 이르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이 건립되고 있다.

주민들은 그러나 사업주가 이 산을 민둥산으로 만들어 놓을 때까지 태양광이 아닌 전원주택이 들어서는 것으로만 알았다는 것.

특히 이 현장은 4개 사업주를 내세워 일명 ‘쪼개기’란 편법으로 허가를 득해 무려 5.5㏊에 이르는 산림이 모두 황폐화됐지만 주민들은 사업주가 사업 시행 전 현장을 마을 진입로로 두고 있는 백전2리 주민들과는 전혀 협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이 현장은 조례가 개정된 지난 8월 이전에 허가를 득해 도로를 무려 340m나 물고 있는데도 도로로부터 100m를 띄우지 않아 장마 시 산사태로 인한 도로 유실과 교통사고도 우려되고 있다.
주민들이 태양광 발전시설 주변 곳곳에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실제 이 같은 기우는 올 여름 호우 때 현장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인근 농경지와 농수로, 저수지 등을 모두 흙탕물로 뒤덮어 놓았었다.

이에 백전2리 주민들은 현장 곳곳에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국민고충위원회와 상주시, 외서면사무소 등에 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펼치고 있다.

엄조상 반대 대책위 부회장은 “백전2리는 총 34가구에 65명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동네여서 귀농 귀촌인이 무려 16명이나 되고 귀농 귀촌인들이 백전2리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마을 입구로 들어서는 이 산이 너무 포근함을 줘 귀농 귀촌을 결심하게 됐다”며 사라진 산에 대한 큰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엄 씨의 부인은 “제 주변에 있는 예비 귀농 귀촌인들도 이 산이 너무 좋아 조만간 귀농하겠다고 들떠 있었으나 최근 민둥산이 된 현장을 보고 모두 포기했다”고 분개했다.

김만기 백전2리 이장은 “주민들이 너무 실망하고 분개해 오는 4일 상주문화회관 전정에서 주민 모두가 참가하는 집회를 신고해 놓았고 일부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농민을 죽이고 기업가만 살리는 근시안적인 정책과 행정으로는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질책했다.

한편 상주시는 “행정적인 허가 절차에는 문제가 없지만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만큼 앞으로 사업주가 주민들과 잘 협의해 슬기로운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대 기자
김성대 기자 sdkim@kyongbuk.com

상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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