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본사 조기이전 연기, 시민들 2015년 말 이전도 못 믿어, 신뢰는 약속 지킬때 빛나는 것

황기환 경주본부장

올해 말로 예정됐던 한수원 본사의 경주 조기이전이 결국 무산됐다.

본사 조기이전에 따른 사무공간 확보 등 경주시의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결국 한수원 본사는 현재 양북면 장항리에 건설중인 신사옥이 준공되는 2015년 말에나 이전이 가능하게 됐다.

지역 정치 지도자들의 갑작스런 한수원 본사 조기이전 연기 발표에 경주 시민들은 허탈감을 넘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기대감이 물거품 됐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지난 20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최양식 시장과 정수성 국회의원, 조석 한수원 사장, 정석호 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국회에서 가진 한수원 본사 조기이전과 관련한 4자회동 결과를 발표 했다.

최양식 시장은 "한수원의 조기 이전을 위해 그동안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지만 경주시의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신사옥이 완공된 이후인 2015년 이후로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수성 의원도 "최근 거론된 서라벌대 임대차 문제를 신중히 검토했지만 용도변경과 리모델링 기간이 길어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여 제외했다"고 말했다.

한수원 사장도 "결과적으로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결국 한수원 본사 이전은 경주지역에 사무공간이 없는데다 시간도 부족해 신사옥이 완공된 후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지난해 4월 "한수원 본사는 사옥이 완공되기 전인 2013년 말까지 완전이전 한다"고 발표한 최양식 시장의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

경주시와 시의회는 원전주변지역과 한수원 간의 소통강화를 위해 한수원 본사 조기이전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한수원도 그동안 본사 조기이전 논란이 있을 때 마다 올 연말까지 계획대로 조기이전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시민들도 최근 서라벌대가 임시사무실로 유력하다는 소식에 현수막을 내거는 등 크게 환영했다.

하지만 일방적인 조기이전 연기 결정으로 시민들의 희망과 기대는 산산히 부서졌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 대한 신뢰가 깨진 것이다.

일부직원들의 조기이전 반대 기류에 편성해 경주시의 숙원사업비를 지원하고 조기이전을 번복한 한수원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때문에 시민들은 한수원 본사 사옥 준공 후 이전도 믿을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수원 본사 사옥 위치 문제로 수많은 갈등을 경험한 지역민들은 또한번 가슴에 상처를 입게 된 것이다.

신뢰는 약속을 지켜야 싹이 트고 자란다.

신뢰의 밑거름이 되는 약속은 꼭 지켜야만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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